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쌀 ‘생산과잉’인데 자급률은 100% 미달…왜?
202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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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곡 수급에만 초점을 맞춘 농림축산식품부의 쌀 ‘생산과잉’ 전망은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의 명분이 되고 있지만 국내 쌀 자급률은 10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충남 청양 들녘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벼를 적재함에 쏟아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식품부 ‘생산과잉’ 전망, 신곡 수급에만 초점

신구곡 총수요 감안하면 자급률 100% 어려워

자급하려면 생산 늘려야…‘생산과잉’ 구호 위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10. 26



340만9000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올해 신곡(햅쌀) 예상수요량으로 내놓은 양이다. 예상생산량 357만4000톤과 비교하면 16만5000톤의 생산과잉이 발생한다. 비단 올해뿐 아니라 농식품부는 매년 수만 내지 십수만톤의 신곡 생산과잉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100% 미만. 생산이 소비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왜 이런 모순이 생기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농식품부의 신곡 예상수요량은 말 그대로 ‘신곡’에만 해당하는 수요량이고, 자급률 계산에 사용되는 수요량은 구곡을 포함한 전체 수요량이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 데이터처)가 발표하는 쌀 예상생산량과 달리, 예상수요량은 농식품부가 데이터처 기초통계를 기반으로 독자 추정한다. 이 예상수요량의 산출 목적은 오로지 ‘국산 신곡 수급조절’에 있기 때문에 신곡 이외의 수요를 완전 배제한다.

이번에 발표한 340만9000톤의 예상수요량이 산출된 과정을 살펴보자. 데이터처의 쌀 소비량 최신 통계는 2024년의 △국민 1인당 밥쌀소비량 55.8kg △가공부문 쌀 소비량 87만3000톤 등 합계 376만2000톤이다. 이 중 밥쌀은 전체를 신곡으로 봐도 무방하나, 가공소비량은 주정용 등 상당수가 구곡 물량이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예상수요량 산정 시 가공소비량에서 주정용 소비량과 정부양곡 가공용 공급량(합계 연 50만~60만톤)을 제외시킨다.

여기에 더해, 최신이라고 하는 2024년의 소비 통계는 사실상 ‘2023년산 쌀’의 소비 통계이므로 지금 계산하는 2025년산 쌀과는 2년의 시차가 있다. 이 2년 간의 증감 추정치까지 적용해 산출한 값이 △국민 1인당 밥쌀소비량 50.7kg과 △가공부문 쌀 소비량 31만톤이며 여기에 종자용 등 일부 변수를 더해 340만9000톤이라는 결과를 낸 것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곡 수급대책 마련을 위한 한시적 데이터일 뿐, 중요한 건 구곡을 포함한 실질 소비량이다. 장기적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설계하고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선 1년 동안 국민이 어느 정도의 양을 소비하는지가 기준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가 내놓는 신곡 예상수요량은 2022년산부터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2022년산 360만9000톤→2025년산 340만9000톤), 데이터처가 발표하는 쌀 소비량은 오히려 2020년산부터 지속 증가 추세에 있다(2020년산 362만4000톤→2023년산 376만2000톤). 증가 추세를 무시하고 내년에 370만톤가량의 소비가 유지된다고만 가정해도 신곡 예상생산량 357만4000톤은 과잉은커녕 10만톤 이상이나 부족한 물량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쌀값 폭락과 과잉생산 논란의 원인은 결국 수입물량에서 찾을 수 있다. 연간 40만8700톤의 쌀 수입물량은 농가경제와 식량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쌀 수급에서 수입 물량을 품고 가려는 농식품부와 이를 배척하려는 농민들의 입장차는 양자 간 불신을 깊게 만들어 온 중대한 요인이기도 하다.

우려스러운 건, 농식품부가 실제 국산 수급상황과 상관없이 빈번히 강조하는 ‘생산과잉’이란 말이 자칫 대중에게 ‘쌀이 남아돈다’는 인식을 고착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농식품부가 추진 중인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명분으로 작용하게 된다(농식품부가 예상수요량 자체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산정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농민단체들이 지적하는 바, 이는 결국 자급률 하락과 식량안보 퇴행 등 현 정부 정책기조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