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에서 청년농이 스마트농업의 주체로 활약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
기후변화로 경영비 급격 상승
규모화로 수익성 높이려면
단계별 자금계획 도입 절실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1. 7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도 예산안을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 첫 예산”이라고 밝히며 AI산업을 국정의 중심축으로 세운 가운데 농업계도 ‘농업의 미래산업화’ 흐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농업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하며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농업의 세대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막대한 초기비용과 불안정한 수익구조가 스마트농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GSnJ 인스티튜트 등이 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한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에서는 청년농에게 ‘혁신의 기회’로 제시된 정책이 오히려 ‘부채의 굴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가파른 경영비 상승으로 스마트팜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문행 충남도립대학교 스마트팜학과 교수는 “국내는 기온 변화가 극심해 에너지 비용 부담이 특히 크다”며 “보강등을 설치한 농가는 겉으로 보기엔 수익이 높아 보여도 실제 경영비를 따져보면 오히려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는 겨울철 저온을 막기 위해 단열과 고온 유지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7∼10월 급격한 기온상승으로 냉방과 차광 등 고온 대응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이에 따라 (온실 설계 방향도) 단열보다 냉각 중심으로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호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스마트농업본부장은 “에너지 비용과 시설 제작비 등 초기 투자에 수억원이 들어가지만 청년 대상 정부 융자 제도는 결국 갚아야 할 돈이라 ‘청년들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말도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스마트농업의 수익성은 결국 규모화에 달려 있으나 영농 경험과 자금력이 부족한 청년농은 빚의 고리에 갇힐 수 있다. 이 교수는 “면적이 커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며 “최소 9917㎡(3000평)은 넘어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농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금 확대보다 지속가능한 경영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상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농 정책의 문제는 융자를 늘려놨더니 상환 시기에 갚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자금 한도를 늘리는 데서 벗어나 품목별 창업 모델과 단계별 자금계획 같은 구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향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청년농 정책은 진입단계에만 집중돼 있다”며 “성장이나 도약단계의 청년농을 위한 차별화된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취농 준비, 경영 개시, 농지이용 효율화 지원 교부금 등으로 연수부터 창업까지 자금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