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세종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전경. 사진=대통령실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신속한 건립 등을 주문했다.
농식품부, 내년 100개소 계획
이 대통령 “더 과감하게” 주문
지역 주민에 수익 보장 강조
전력망 한계·농지 훼손 등 우려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 목소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9. 19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100개소의 ‘햇빛소득 마을’ 조성 계획을 내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더 과감한 확대를 주문하는 등 농촌형 태양광 건립이 속도를 낼 태세다. 그러나 전력망 수용 한계와 농지 훼손, 농업 생산성 저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아 일각에선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세종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농촌은 기회의 땅”이라며 농촌형 태양광 보급을 서두르고 주민 지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업·농촌 발전 방안’을 보고하며 재생에너지와 기본소득을 결합한 지역 순환모델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송 장관은 “최근 여주 구양리 현장을 방문해 태양광 발전 수익이 마을 공공기금으로 환원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 같은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고 농지 규제를 완화해 농업인·법인의 참여를 보장하겠다. 올해 10개, 내년 100개, 2030년까지 500개소의 ‘햇빛소득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보다 과감한 추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구양리 사례처럼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내년에 100개소로는 부족하다”며 “공공부지 부족은 생각의 한계다. 도로·농로·하천 위에도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광 수익은 반드시 지역 주민에게 일정 지분을 보장해야 한다”며 “국무총리실 차원의 협의체나 전담부서를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속도전에 앞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전력망 수용 한계를 짚는 지적이다. 박석두 박사(GS&J 인스티튜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속도로만 밀어붙이면 부작용이 생긴다. 전라권은 한전 공급시설 부족으로 설치 대기자가 많고, 회선을 늘려주지 않아 주민들이 태양광 설치를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명령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사유지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대규모 단지화는 쉽지 않고, 단기간 증설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지 훼손과 생산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탄소중립과 기본소득이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우량농지 훼손과 생산성 저하 같은 불안 요인을 해소할 안전장치가 우선”이라며 “구양리 같은 특정 사례를 일반화하기보다 시범사업을 통해 표준모델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한 사례의 일반화와 제도적 미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형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정책팀장은 “구양리 모델은 가스발전소 기금과 넓은 부지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정부가 이미 햇빛두레 태양광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했지만 포기한 곳도 나왔다”며 “농지 직불금 적용 여부 등 세부 규정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속도전을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은 마을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성공 사례만 보고 성급히 확산하기보다 마을별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지 전용 태양광 반대···농사 유지 영농형만 추진”
이와 관련 구양리 태양광 마을 설계자인 최재관 햇빛배당전국네트워크 상임대표(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는 “구양리 사례에서 보듯 마을 공동체가 주체가 돼 공동 이익을 나누는 구조에서는 수용성이 매우 높다”며 “그동안 태양광 사업은 피해와 이익이 갈려 거부감이 컸지만, 주민이 직접 주인이 되고 혜택을 나누면 반응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농어촌공사 비축농지·농수로·저수지를 주민에게 개방하면서 사업이 출발했고, 공동체 대출상품을 신협이 운영하고 농협도 준비 중이라 금융 문제도 풀리고 있다. 대통령 지시로 ‘공동체형 계통 우선 연결’ 원칙도 마련됐다”며 “부지·금융·계통이라는 세 가지 걸림돌이 해소되고 있는 만큼 전국 어디서든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지를 전용하는 태양광은 반대한다. 농사를 유지하는 영농형만 추진하고,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마을 공동체가 합의한 부지에서만 시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대표는 “예산이 한 푼도 들지 않는 구조라 100개 이상 확대도 가능하지만, 우선 100개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안정성을 확인한 뒤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