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제주 채소농가 뿌리혹병 확산 우려…방제사업 복원을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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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배추 재배농민 고경생씨가 최근 아주심기(정식)를 마친 농장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방제약 구매비 지원 중단

약제비 부담에 방제 소극적

사용량 줄자 발병률 높아져

휴경지원제도 실효성 의문

일괄방제 필요…지원 재개 시급



농민신문 제주-심재웅 기자 2025. 9. 17



제주 겨울채소 농가를 중심으로 ‘십자화과 채소 뿌리혹병 방제사업’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제주도는 고품질 겨울채소 생산과 농가 경영 안정을 목표로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십자화과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에 뿌리혹병 방제약 구매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펼쳤다. 방제약 구매비의 60%를 지원해 농가 영농비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농약 사용 감축 필요성과 환경 보전을 이유로 2022년 을 마지막으로 사업을 중단했다.

농가들은 사업 중단 후 약제비 지출 부담이 커졌고, 일부 농가가 방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최근 뿌리혹병 발생률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애월읍 봉성리에서 3만6363㎡(1만1000평) 규모로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재배하는 고경생씨(67)는 “보조사업이 사라져 방제약 사용량을 줄인 농가가 많다보니 최근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적정 수준 방제를 유지하도록 행정에서 조금이라도 도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뿌리혹병 바이러스는 농기계나 신발에 묻은 흙을 통해 쉽게 옮겨 다녀 전체적인 방제 노력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실제 도내 한 작물보호제 판매업체에 따르면 사업이 시행된 2020∼2022년 관련 약제 연평균 판매량은 9180포대(20㎏ 기준)였으나, 사업이 중단된 2023∼2024년엔 7280포대로 2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방제 시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판매량이 1만포대를 훌쩍 넘었다. 업체 관계자는 “지원사업 중단으로 농가가 방제약 구매를 줄였다가 발병률이 높아져 올해 급히 구매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무·양배추·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작물에 발생하는 뿌리혹병은 뿌리에 혹 같은 돌기가 생겨 작물의 영양분 흡수를 방해하고 심하면 식물을 고사시키는 병이다. 발병률이 높아지면 품질 저하나 생산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도는 지원사업 중단을 사전에 충분히 예고했고, 휴경 지원제도인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에 참여해 지력을 회복함으로써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영농규모가 작거나 경작으로 당장 소득이 필요한 농가에게 휴경은 선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김영호 한림농협 단장은 “휴경은 농장이 넓은 대농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라며 “더구나 최근 겨울채소 시세가 좋아 경작을 택하는 농가가 많아서 휴경으로 뿌리혹병을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은 사업 재개를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김현철 도 원예진흥팀장은 “약제비 지원을 원하는 농업계 요청을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환경 친화적 정책 방향을 바꾸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