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 3년 만에 거래액 1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농산물 유통혁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서울 양재 aT센터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 상황실에서 김서령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사업처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통단계 1~2단계로 줄여
물류 효율화·수수료 절감 실현
유통비 7.5%p 줄고 농가수취금액 3.6% 늘어
산지 생산·유통업자 빠르고 안전한 정산에 호평
농수축산신문 박세준 기자 2025. 10. 28
농산물 유통혁신의 핵심축인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하 온라인도매시장)이 올해 거래목표액 1조 원 돌파가 확실시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023년 11월 공식 출범한 온라인도매시장은 온라인 공간에서 농업인, 생산자단체,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구매자 등 다양한 농산물 유통 주체가 농수산물 도매거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의 혁신 지점은 유통단계 축소와 경쟁 활성화다.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은 4~5단계의 유통단계마다 상품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상물일치 원칙에 따라 물류 부담이 발생하고 거래주체도 도매시장 내 지정받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에 국한돼 경쟁이 제한된다는 점이 전문가들에게 지적돼 왔다.
반면 온라인도매시장은 판매자가 구매자가 원하는 장소로 바로 상품을 발송할 수 있는 상물 분리형 거래를 허용하고 거래 주체에도 제한을 거의 두지 않고 있다. 이에 유통단계는 1~2단계로 줄어 물류 효율화와 각종 수수료 절감, 경쟁 확대가 가능해졌고 이는 곧 유통비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사업처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를 분석한 결과 청과 기준, 소비지가격에서 유통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7.5%포인트 내려간 데 반해 농가 수취금액은 3.6% 상승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의 혁신은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 운영기관인 aT에 따르면 온라인도매시장의 지난해 거래액은 6737억 원으로 목표액 5000억 원을 초과 달성했고 올해도 지난 19일 기준 9363억 원을 달성, 목표액 1조 원 초과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33개 공영 도매시장 중 거래액 3위를 기록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액이 9390억 원인 것에 비춰보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 판매자·구매자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혁신
온라인도매시장의 혁신은 유통비 절감에만 그치지 않는다. 산지 생산자와 산지 유통업자들은 온라인도매시장의 빠르고 안전한 정산에 호평하고 있다.
박진우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상무이사는 “최근 티몬·홈플러스 사태 등에서 보듯이 농산물은 팔고 난 뒤 대금수취가 굉장히 중요한데 사실 유통업체가 갑이고 우리가 을인 상황에서 채권담보조치 등이 어려울 수 있다”며 “온라인도매시장에선 정산소 여신 등을 활용해 대금결제 문제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광택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과장도 “온라인도매시장의 판매자 입장에선 대금결제가 원활하고 손쉬운 점이 좋다”며 “보통 대형유통업체의 대금정산기일이 보통 20~30일, 길면 40일 이상 될 때가 있지만 온라인도매시장에선 구매 확정하고 이틀 내 입금돼 판매자 입장에선 좋다”고 호평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이 기존 지역 도매시장과 달리 전국 단위의 도매시장이라는 점을 이용해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구매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경북 포항의 식자재전문유통업체 리플러스의 김봉경 전무이사는 “포항이 대구 같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하고 상품 다양성도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기후변화까지 심해지면서 한 지역에서만 거래하긴 힘들어졌다”며 “이에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추고 거래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온라인도매시장에 참여하게 됐고 지역 농산물 수급 측면에서도 확실히 나아지는 등의 효과도 있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정부와 aT는 온라인도매시장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판매자 참여 문턱은 낮추고 거래 품목은 늘리고 있다.
김서령 aT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사업처장은 “농산물유통구조개선대책 후속조치로 지난달 말 가입 기준 관련 규정을 신속히 개정해 영세·중소 업체의 진입장벽 해소와 농산물 온라인 유통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더 많은 농업인·유통인이 참여 가능하도록 판매자 가입요건인 매출액 기준을 2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즉시 하향했고 1년 간 유예 후에는 완전 면제할 예정이며 청과, 수산 등 79개 신규 거래품목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 가입요건 삭제 후에도 시장 질서 확보를 위해 aT는 유예기간 동안 △이용자 거래정보 공개 △거래중개인·품질관리사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빠른 정산이 판매자에겐 유리하지만 구매자 입장에선 현금 유동성에 부담이 된다는 현장 의견에 따라 온라인도매시장 정산자금 예산도 올해 220억 원에서 내년 500억 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온라인도매시장 설립·운영에 제도적 근거가 취약한 건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의 설립·운영 근거는 한시적인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다.
이에 aT는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거래 촉진에 관한 법률(온라인도매시장법)’의 조속한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처장은 “지난해 발의된 온라인도매시장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방문 설명,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회 준비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