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한 정육점에서 구매한 ‘한우 갈비살’을 진단 키트로 분석한 결과, ‘한우가 아닙니다’라는 알림이 울렸다.
* 원산지 표시가 없어 적발된 수입산 알배기 배추.
* 농관원 단속반이 추석을 앞두고 배추와 전 등 수요가 몰리는 품목 위주로 원산지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추석 원산지 단속 동행취재
도축장명·이력번호 있지만 수입산
‘한우’ 항변에 DNA 검사 의뢰도
표시 안하거나 누락 땐 ‘과태료’
1시간 반 집중점검에 3건 적발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2025. 9. 30
소비 침체에 시달리는 국내 농축산물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중요한 시기인 추석 대목이 도래했다. 그러나 일부 판매업체의 원산지 위반은 농축산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추석과 설 등 주요 명절마다 원산지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도 농관원은 9월 15~22일 농식품 제조·가공업체를 우선 점검했고, 9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는 백화점·대형마트·전통시장 등 유통업체를 집중 단속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점검 이틀째인 9월 24일, 농관원 경기지원 단속반과 함께 인천 관내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삐빅― 한우가 아닙니다.”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서 진행된 단속과 동시에 한 정육점에서 경고음을 울렸다. 농관원 단속반이 진단 키트로 분석하자 ‘한우 갈비살’로 판매되던 고기가 ‘한우 아님’ 판정을 받은 것이다. 포장지에는 도축장명과 이력번호까지 버젓이 적혀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단속반은 거래명세서와 포장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냉장고까지 살폈지만 수입 갈비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업체 대표 A씨는 “수입산 소고기는 불고기용으로만 들여오고 갈비살은 모두 한우”라며 “수입 갈비살은 결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이미 세 차례 검사에서 ‘한우 아님’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단속반은 결국 DNA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최종 결과에 따라 형사입건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아파트 단지 점검 직전 찾았던 한 전통시장에서도 원산지 위반 행위는 속속 목격됐다. 단속반이 이동할 때마다 몇몇 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 1시간30분 동안 농축산물 판매업체와 반찬가게를 점검한 결과, 3곳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이 적발됐다.
수입산 알배기 배추를 판매하던 한 업소는 원산지 표시가 전혀 없었다. 단속반이 원산지를 묻자 직원 B씨는 “배추가 들어올 때마다 국산과 수입산이 섞이는데, 오늘은 바빠서 표시를 못 했다. 손님이 물으면 ‘수입산’이라고 답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속반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것은 의무”라며, 진열 물량과 판매가격을 계산해 과태료 5만2000원을 부과했다.
수입산 브로콜리를 판매하던 또 다른 업체 역시 원산지 표기가 누락돼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전과 잡채 등을 판매하던 한 반찬가게도 일부 전 품목의 원산지 표시가 미비해 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해당 업소는 식품가공업체로 분류돼, 연매출 규모에 따라 과태료가 정액 부과됐다.
황세천 농관원 경기지원 수도권농식품조사팀 기동4팀장은 “추석을 앞두고 배추, 전 등 수요가 몰리는 품목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며 “추석이나 설 등 농축산물 구매가 늘어나는 대목에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더 기승을 부릴 수 있어 이를 예방하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업체에서는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지켜야 하고, 결국 이 신뢰가 구매력으로도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관원에 따르면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지역 농산물을 유명 특산품으로 둔갑시킬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단순 표시 누락은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지난 2월 설 명절 대비 집중단속에서는 전국 396개소, 514건이 적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