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팜인사이트] [2025 국감] 농림축산식품부- 농정 시스템 부족 드러낸 국감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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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5 국감] 농림축산식품부

고물가 주범 ‘유통’부터 ‘죽음의 일터’ 농촌까지…농정 시스템 부족 드러낸 국감


가락시장 높은 영업 이익 질타...시장 도매인제 이식 주장

농업인 높은 산재 사망률...관련 국무회의에서 언급조차 안돼

농민 노동의 가치 추락, 정부는 할당관세 남발로 농민 배신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2025. 10. 15



2025년 10월 14일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는 대한민국 농업의 구조적 모순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성토장 이었다.

지난 정부 송미령 장관이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되면서 이번 농식품부 국정감사는 여야가 따로 없었는데, 보통은 야당이 문제제기를 하면 여당이 어느 정도 방어를 해주는 모양새가 연출되어 왔지만, 이번 국감은 여야 모두 농업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다. 특히 몇몇 의원들의 집요한 문제 제기는 단순한 정책 비판을 넘어, 수십 년간 곪아 터진 독과점의 폐해와 통계 뒤에 가려진 농민들의 비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변한 이들의 질의와 증인들의 호소에 송미령 장관은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 유통, 40년 독점의 성벽, 마침내 정조준되다

올해 국감에서도 유통분야는 지난해에 이어 최대 격전지가 되었다.

조경태 의원(국민의힘)은 “대형마트 영업이익률이 4%일 때,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은 22%의 이익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충격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이는 40년간 이어진 독과점이 만든 구조적 문제이자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주장했다. 그는 농업과 무관한 건설사, 철강사가 소유한 도매법인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며, “과도한 이익을 5% 이하로 낮추고 농민과 소비자에게 환원하라”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전종덕 의원(진보당)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비판의 깊이를 더했다. 그는 “경매제 일변도의 독점 구조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진단하며, “출하 농민에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경쟁 시스템인 ‘시장도매인제’를 가락시장에 전면 도입해야만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온라인 유통을 파고들었다. 그는 “연간 47조 원 규모의 온라인 농산물 시장을 정부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특정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와 불공정 정산 주기 등 ‘온라인 소작농’으로 전락한 농민들의 고통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라며 정부의 직무유기를 질타했다.

정부의 할인쿠폰 정책이 오히려 유통 대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승환 의원(국민의힘)은 "수천억 원의 예산을 쓴 농산물 할인쿠폰 사업의 사용처 70% 이상이 대형마트에 집중됐다"고 지적하며, "이는 전통시장과 지역 중소상인을 외면하고 대기업의 매출만 올려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것이 과연 서민 물가 안정 대책인지, 세금으로 대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농촌의 비명, ‘죽음의 일터’와 미래 없는 청년

농촌의 비극적 현실은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차분한 지적 속에 국감장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는 “농업은 국제노동기구가 지정한 3대 위험 산업으로, 농민 사망률은 전체 산재 사망률의 3배에 달한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농촌이 ‘죽음의 일터’가 되었는데, 대통령 주재 산업재해 국무회의에서 장관은 왜 농민의 죽음에 대해 단 한마디도 보고하지 않았는가”라고 질타했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 내에 농업인 안전을 전담할 컨트롤 타워조차 없는 현실까지 꼬집으며 정부의 무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미래 세대의 절망은 전종덕 의원(진보당)이 질의에서 다시한번 확인됐다. 그는 “청년농들이 농식품부를 ‘피노키오’라 부른다”며 “정부 지원을 믿고 뛰어든 청년들이 연소득 1,600만 원으로 2,300만 원이 넘는 빚 상환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 사료값 폭등에 한우농가 ‘절규’…증인들의 호소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의 발언은 농가 경영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는 "사료값은 천정부지로 폭등했는데 한우 가격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농가는 폐업과 도산의 기로에 섰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 든 무관세 수입 정책은 불타는 농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비판에 힘을 보탰다. 그는 "정부가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30개 농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 수입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소비자 물가는 잡지 못하고 농민의 희생만 강요하여 우리 농업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 표류하는 식량 정책과 불안한 식탁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농민 노동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정부 정책의 철학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농민이 반년 넘게 기른 홍고추 한 관(3.75kg) 가격이 미용실 커트 비용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땀 흘려 일한 대가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농정은 완전히 방향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비판은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로 이어졌다. 그는 “정부 농정이 종자, 농기계, 바이오 등 핵심 전후방 산업에 대한 비전 없이 1차 산업의 수급 조절에만 갇혀 있다”고 진단하며 “농업을 거대한 ‘농산업’ 생태계로 키울 장기적인 종합 계획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의 식탁 안전 문제는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가 이어졌다. 정부의 GM(유전자변형) 감자 수입 승인 움직임과 사료용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면화씨가 식용으로 불법 유통된 사건을 언급하며, “먹거리 안전 문제에 있어 정부가 투명성을 저버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외에도 이만희 의원(국민의힘)은 성공 모델로 검증된 ‘공동영농’ 사업은 외면한 채, 논란이 많은 ‘농어촌 기본소득’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를 지적했으며, 임호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농민과 고사 위기에 처한 화훼 농가의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