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인증면적 중 직불금 수령 비율 46.9%에 불과해
이원택 의원 “제도 미비 속 단속, 친환경농업 위축 초래”
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2025. 10. 14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친환경 임차농이 ‘유령농부’로 전락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 면적은 2020년 8만1827㏊에서 2021년 7만5435㏊, 2022년 7만127㏊, 2023년 6만9412㏊, 2024년 6만8165㏊로 5년새 16.7% 감소했다. 전체 경작면적 대비 친환경 인증 비율도 2020년 5%에서 2024년 4.35%로 하락하며 최근 5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친환경 인증 농지의 절반 이상이 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친환경 인증면적 중 직불금을 수령한 비율은 지난해 기준 46.9%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실경작자인 임차농이 지주와의 계약서 미작성으로 인해 직불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으로 분석했다.
임차농은 임대차계약서가 있어야 농업경영체로 등록하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선 지주가「조세특례제한법」의 ‘8년 이상 자경 시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등을 노리고 자신이 직접 농사짓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임대차계약서를 써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농업경영체 등록 명의(지주)와 친환경 인증 명의(임차농)가 달라 직불금 부정 수령 단속에 적발되는 일을 피하고자, 지주가 임차농에게 친환경 인증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이 의원은 “직불금 미수령 농가 가운데 상당수가 바로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친환경 임차농, 즉 ‘유령농부’로 추정된다”며 “이들은 농사를 짓지만 행정상 농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각종 지원에서도 소외되며 오히려 단속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피해도 심각하다. 전북 부안에서는 지주의 명의로 직불금이 부정 수령된 후, 행정당국이 벌금을 임차농과 지주에게 공동 부과한 사례가 발생했다. 임차농은 실제 경작자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권한이 없어 항변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강원지역에서는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해 경영체 등록이 불가능해지고, 친환경 자재 지원과 직불금 지급에서 모두 제외된 농가가 확인됐다. 경남지역에서는 높은 임대료와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며 농지를 유지하는 청년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지주의 압박으로 인해 인증을 포기하거나 소송으로 번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 의원은 “농촌 현장에는 여전히 비공식적·단기 임대차 관행이 널리 퍼져 있어, 실경작자가 경영체 등록이나 직불금 수령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같은 제도적 한계를 방치한 채 단속만 강화하는 것은 정책의 방향을 거꾸로 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정부는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직불금 지급체계, 인증자격, 임대차 제도 등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지 않으면 친환경농업 회복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