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5. 9. 28
박근혜로 한번, 윤석열로 또 한번, 근래에 있었던 두 번의 국정 퇴행 시기에 농정 역시 심각한 퇴행을 겪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 이후, 유독 농업에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으로 인해 농민들은 계속해서 박근혜 시대를 살아야 했다. 그리고 윤석열 탄핵 이후, 정치·사회 곳곳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역시나 농업만은 박근혜 시대보다도 퇴보한 윤석열 시대를 이어 가고 있다. 존재 자체로 농정의 전환을 가로막을 수밖에 없는 인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유임된 직후 송 장관은 여당 세력으로부터 기조의 전환, 농민단체들과의 소통을 각별히 당부받았다. 하지만 불편한 농민단체를 멀리하는 그의 고질적 결함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농민단체 출신 장관 보좌관이 임명되고 K-농정협의체라는 민관 논의기구가 등장하긴 했지만 장관 본인의 진정성은 의문이다.
여당의 양곡법마저 비틀어버린 ‘벼 8만ha 감축’ 고집, 산지쌀값도 아닌 소비지쌀값 6만원(20kg)이 비싸다는 언사, 농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양해도 없이 단행한 사상 초유의 수확기 쌀 방출, 진보 농업·먹거리단체들이 요구해 온 농산물 거래제도 다변화를 일거에 폄하하는 독단. 이 모든 것이 바로 소통 단절의 산물이며 윤석열 농정의 관성이다.
송 장관을 탓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에겐 대통령의 뜻이 투영돼 있고 그 과실 또한 대통령의 책임이다. 농민들의 기대를 걷어차면서까지 유임을 결정했는데 그 성과마저 농심을 배반하고 있다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송 장관이 일을 잘 한다고 대통령이 흡족해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번듯함에 취해 문 밖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될 일이다. 농민들은 3개월째 ‘농정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 장관을 갈망하고 있다. 눈과 귀를 닫고 주변만 바라보는 대통령은 윤석열 하나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