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수입 작년보다 12%↑
올 반입량 최고치 경신 가능성
지난해 배추값 상승 틈 타 잠식
국산 김치 소비 확대 노력 절실
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2025. 10. 23
8월 이후 배추값이 전년보다 크게 안정적인 상황인데도 김치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3분기 기준 김치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었고, 같은 기간 국산 김치 수출량의 7배에 달했다. 김치 종주국이란 별칭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김치는 24만9103t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2만2057t)와 비교하면 12.2% 늘었다. 앞서 상반기(1∼6월)엔 16만3148t이 수입돼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었다. 석달 새 증가폭이 더 커졌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김치 수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김치 수입량은 2019년(30만6050만t) 처음으로 30만t 벽을 깼다. 이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20만t대로 내려앉았지만 지난해 31만1570만t으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김치 무역 역조도 심각하다. 올해 1∼9월 김치 수출량은 3만6505t으로 수입량(24만9103t)의 7분의 1 수준이다. 김치 무역수지는 1801만2000달러(약 258억원) 적자다.
지난해 김치 수입량이 전년에 비해 8.7%(2만5025t) 늘어난 원인으로 비싼 원재료값이 지목된 바 있다. 지난해 추석(9월17일) 연휴까지 이어진 불볕더위로 여름배추 생산량이 급감한 틈을 타 외국산 김치가 국내로 많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수입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그러나 올해는 8월 이후 배추값이 전년 대비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10월 기준 시세는 전년보다 현저히 낮다. 이달 21일 서울 가락시장 배추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망(3포기)당 5506원이다. 지난해 10월 평균(1만9121원)보다 71.2%, 평년 10월(1만490원)보다 47.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재료값과 무관하게 국내 외식업체가 이미 중국산 김치에 잠식됐다고 평가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내놓은 ‘2024년 (2023년 기준) 김치산업 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으로 소비하는 수입 김치는 전체 수입 김치 유통량의 3.3%(9412t)에 불과했다. 반면 외식업체가 소비하는 물량은 62.2%(17만8327t)에 달했다.
경북 안동에 있는 김치 가공공장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경기가 나쁠수록 외식업체에선 값싼 중국산 김치를 찾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산 김치 소비를 늘리기 위한 노력도 있긴 하다. 대한민국김치협회가 올해 시범 도입한 ‘외식업체 김치바우처’ 사업이 대표적이다. 최근 6개월 이상 수입 김치를 사용하던 외식업체가 국산 김치로 바꾸면 구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자조금으로 지원해주는 형태다. 업체별 지원 한도는 연간 1500㎏으로, 이 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지원 한도를 초과하는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도 김치협회 회원사가 제공하는 국산 김치를 사용해야 한다.
김치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배추 생산량 204만9000t 중 84.6%(173만4000t)가 김치산업에 쓰인다. 고추(67.7%)·생강(26.1%)·무(16.2%)도 상당량이 김치산업에 활용된다.
김치협회 관계자는 “수입 김치 잠식 규모에 비해 바우처사업 예산(11억5000만원)이 미미하다”면서 “김치에 들어가는 배추·무·고추·마늘·양파·파·생강 등 국내 농산물의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산 김치시장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