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국회에서 열린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준병 의원 등 주최 국회 토론회
전교생 증가 등 학교 운영 변화
유학 연장하고 귀농·귀촌하기도
거주 공간·재정 지원 부족 발목
기존 학생들 방치·소외 말아야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9. 8
도시 학생들이 농촌 학교로 향하는 ‘농촌유학’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 학교를 살리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과가 나타나는 동시에 거주 시설과 재정 지원 부족, 지역 학생과의 괴리 같은 과제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 허영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최혁진 무소속 의원(비례대표) 등이 주최한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다.
2024년 농촌유학에 참여한 학생은 800여명으로 추산된다. 교육청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체류비를 지원받는 학생만 살펴도 2024년 645명으로, 2023년(412명)보다 56.6% 증가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올 2학기에만 449명을 농촌에 파견하며 단일 학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농촌유학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작은 학교를 살리고 지역 정주인구를 늘리는 효과를 내고 있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강원 A초등학교는 유학 전 전교생이 11명에 불과해 2·3학년이 수업을 같이 듣는 복식학급이었지만, 프로그램 시행 직후 학생이 43명으로 늘며 복식학급이 해소됐다. 27년 만에 교감이 부임하는 등 학교 운영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윤소야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농촌유학을 통해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 아닌 정주 가능성까지 보인다”며 “2025년 기준 전체 농촌유학생 중 78%가 유학을 연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도시 학생 2917명이 농촌유학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2021년 기준 82가구가 귀농·귀촌했다.
성과에도 불구하고 거주 공간과 재정 지원 부족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농촌유학을 희망하는 가정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거주 환경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미흡하다.
윤 장학관은 “초기에는 유학생에게 월 30만원씩 1년간 지원했지만, 현재는 예산 부족으로 6개월만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거주 공간 자체가 부족해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김미영 강원 인제 용대초등학교 교사는 “올해 학생 48명이 농촌유학을 원했지만, 마땅한 거주 공간이 없어 수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과제는 기존 농촌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다. 한 농촌유학센터 관계자는 “정작 지역 아이들은 예산과 공간이 부족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농협재단이 지원한 프로그램처럼 지역 학생과 유학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예산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요왕 농산어촌유학전국협의회 이사장은 “가족 체류형 농촌유학이 급격히 늘면서 마을과 괴리되지 않을지, 지역 아이들이 상대적 소외를 느끼지는 않을지 우려된다”며 “단순히 숫자 늘리기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