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춘추] 2025년 새 정부 국정감사를 바라보며
한승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 2025. 10. 26
2025년 국정감사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고 지난 정부에서의 정책과 새 정부의 정책 모두가 감사 대상이다. 지난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세력들은 현 정부의 정책을 질타하고, 지난 정부 야당이었던 세력들은 지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지난 정부의 농림축산식품부 수장을 그대로 연임시킨 농식품부의 감사는 어땠을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정부 농업정책에 대해 매서운 질의를 하기에 애매한 입장이었을 것이고 지난 정부 농식품부 수장을 감싸 안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장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의원들은 농업 생산비 폭등, 농산물 가격, 농가소득, 유통구조, 청년농민 정책, 농업재해 문제뿐만 아니라 산재 안전 사각지대에 농민의 현실까지 여러 현안 질의와 지적을 쏟아냈지만 무언가 뾰족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농민들은 여전히 내란농정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정부 농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것과 더불어 그가 계속 진행해왔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 농산물값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정책, 무분별한 수입농산물 정책으로 농민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이제 일상이 된 기후재난에 농민들은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망가지고 있다. 국가책임농정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농민들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20% 이상 줄었다고 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3% 정도 줄었다고 했다. 그런데 2025년 쌀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나락값이 들썩이자 정부는 쌀 소매가격 6만원이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망발과 함께 비축미 방출, 할인지원 등을 남발하고 있다. 6만원 심리적 저항선은 누가 동의하고 정했는가? 쌀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물가인상 주범이 농산물인 양 오히려 농식품부가 앞장서고 있지 않나?
올해 이상고온과 수확기 가을장마로 온 들녘이 아프다. 농민들의 속도 타들어 간다. 쌀 생산량 감소가 눈에 보이듯 뻔한데 올해도 농식품부는 쌀 초과생산이 예상된다며 모처럼 만에 회복되는 쌀값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잘못된 양곡관리 정책과 수입쌀이 원인이라고 얘기하는데 정부와 농민단체 생각의 격차가 커도 너무 크다.
잘못된 통계와 정책으로 농민들은 농업현장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데 국감에선 지난 정부 정책의 잘못을 묻고 끝까지 책임지게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뿐이다. 지난 정부에 이어 새 정부에 눌러앉아 현장과 동떨어진 통계와 정책을 내놓는, 적폐관료에게 왜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청년농민의 상환유예 문제, 여성농민의 법적지위 보장 문제, 유통부문 도매시장법인 문제, 농민 산재 사망 문제가 조금이라도 부각된 것을 그나마 위안 삼아야 할 것 같다. 국감은 곧 끝나겠지만 농민들의 일상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다. 농민들은 망가진 농업을 조금이라도 되살리기 위해 농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농민들의 구슬땀을 이해한다면, 그들의 노동이 제값이 되는 세상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