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비축미 방출·할인지원 등 ‘쌀값 잡기’ 총력
쌀협회 “20만원 넘었어도 고공행진 아냐… 생산비도 안돼”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9. 12
정부의 쌀값에 대한 ‘착시 유도 정책’ 이 지탄대상이 되고 있다. 농민 입장에선 생산비도 못건지는 쌀값 회복기인데, 정부는 고공행진이라며 아예 ‘쌀값 잡기’ 정책을 선언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소비자가격이 6만원(10kg)에 접근하자 ‘심리적 저항선’ 을 넘어섰다고 단정했다. 시중 물가상승 주요인으로 쌀값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농식품부는 최근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불구, 쌀 관련 유통업체들이 원료벼 확보 경쟁을 벌일 정도로 쌀 부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여 형식으로 쌀 3만톤을 시중 방출했다.
또 가공용으로 5만톤에 대해서도 창고 열쇠를 풀겠다고 공표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부담을 낮춘다는 명목으로 할인매장을 상대로 소비자공급용 포대당(20kg) 5천원상당의 할인금액을 지원키로 했다.
농식품부의 이같은 쌀값 인하 대책은 ‘소비자가격 10kg 6만원’ , ‘산지쌀값 20kg 5만원’ 등에 기초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정책을 좌우하는 이같은 ‘쌀 가격 경계선’ 이 아무런 근거없이, 특히 팩트와 상관없이 호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쌀생산자협회에 따르면 통계청이 밝힌 이달 5일자 산지 평균 쌀값은 20kg들이 5만5천810원이다.
이는 80kg 정곡 한가마 단위로 22만3천240원, 밥한공기 값으로는 251원 수준이다. 쌀값 최고치를 찍었던 2021년 8~9월 22만3천원 안팎의 가격 흐름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4년전인 2021년 당시, 수확기 쌀값은 10월 초순이후 내리막을 타고 곤두박질을 시작했다.
정부는 시장격리 ‘골든타임’ 시점이던 10월을 넘긴 12월 이후에나 역공매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시장격리를 시작했다. 역공매 최저가 입찰방식은, 사전에 설정한 입찰 예정가 이하로 입찰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낙찰하는 방식으로, 농가들이 자체 보유중인 벼를 내다 팔 때, 기준가보다 최대한 낮게 값을 정해야 낙찰이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산지쌀값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더욱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당시 농협 RPC 관계자는“농식품부는 정확하게 정곡 5만원(20kg)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쌀값 폭락세가 두드러지더라도, 이 잠정적 기준보다 낮아질 때까지 ‘시장원리’ 란 이유로 방치내지 유도하고 있다” 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런 잠정적 기준치는 최근까지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정부 때인 2023년 정부가 약속한 쌀값 또한 ‘수확기 20만원’ 이었고,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송미령 장관 또한 쌀값 20만원에 대한 ‘기준 유지’ 를 지금까지 재차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농식품부의 현재 양곡정책 또한 ‘20만원 매뉴얼’ 에 초점을 맞춘 쌀값 인하정책에 쏠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확기 쌀 방출, 소비자가격 할인지원 등을 통해 산지쌀값에 영향을 미치려는 고도의 노림수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진보당은 지난 10일 정책브리핑을 통해 “현재 정부의 정책은 수확기 쌀값 하락을 유도해 농가 소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우려가 크다” 면서 “진짜 문제는 농민도, 소비자도 아닌, 중간 유통단계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왜곡된 구조에 있다” 고 주장했다.
실제,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받은 자료에는, 쌀 소매가격 마진율이 2021년 7.2%이던게 올 8월에는 15.0%로 올랐다. 특히 올해들어 마진폭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농가 소유의 볏값은 생산비 부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소비단계의 유통업자 이익만 키운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와중에 정부의 정책 또한 쌀 수급의 가장 중심부인 벼농사 소득안정은 등한한 채,‘20만원 매뉴얼’에 맞춘 수급조절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이 많다.
쌀생산자협회는 최근 성명을 7일 성명을 통해 “수확기를 앞두고 이어지는 정부미 방출은 농민들에게 사실 상‘마지막 기댈 언덕마저 빼앗겠다’ 는 정부의 선언으로 읽혀진다” 며 “쌀값을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있다. 이는 사실상 쌀농사의 지속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내란농정” 이라고 목소릴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