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소속 농림종자위원회
품종보호·통상실시에만 초점
종자 산업 활성화 역할 한계
종자연구회, 투자·R&D 발굴 등
민·관·학 협력 조율 ‘중심축’ 기능
종자산업발전위원회 설치 제안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5. 10. 13
최근 종자업계에선 국내 종자 산업 발전을 위한 ‘컨트롤 타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종자 산업이 다시 활력을 얻으려면 민·관·학의 협력이 필요한데, 이를 조율할 수 있는 중심축이 없다는 지적에서다.
현재 정부는 ‘식물신품종 보호법’에 따라 농림종자위원회와 수산종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농림종자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자문위원회로, 주요 기능은 ‘품종보호권의 보호 및 국유 품종보호권 처분에 관한 자문’과 ‘통상실시권 설정에 관한 재정의 심의’, ‘품종보호권 침해 분쟁의 조정’ 등이다. 농림종자위원회가 품종보호와 통상실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종자 산업의 전반적인 사항을 다루며 종자 산업 활성화를 고민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같은 진단과 함께 한국종자연구회는 정부와 기업, 학계, 농협, 민간육종가협회 등이 참여하는 ‘종자산업발전위원회(가칭)’를 건의하고 나섰다. 종자산업발전위는 종자 산업 발전 ‘컨트롤 타워’로 종자 산업 전반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고희종 한국종자연구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종자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품종보호권 침해 분쟁 등의 자문이 주이고, 종자 산업 투자나 종자 R&D 발굴 등 종자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며 “종자 산업은 결국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이란 점에서 정부는 물론, 종자업체 등 민간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종자산업발전위원회에서 합의된 사항은 정부와 협의해서 정책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종자업계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정용동 (주)다나 대표는 “현재 종자와 연관된 산학연 등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예를 들어 종자산업발전위원회를 설립해서 종자 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종자 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또 종자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불합리한 규제들도 풀어낼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농식품부에 종자과가 단독으로 있었는데, 지금은 첨단기자재종자과로 통합되면서 ‘종자’가 변방으로 밀리는 듯한 느낌”이라며 “그래서 더더욱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창남 한국종자협회장도 “종자협회 회원사들이 참여해 소통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로운 위원회를 신설하기 보단 농림종자위원회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국종자연구회에 따르면 농림종자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으로, 기존 기능에 △종자 산업 종합계획 및 시행에 관한 사항 △종자 산업 진흥을 위한 주요 정책 수립 및 조정에 관한 사항 △종자 산업 예산 투자 방향에 관한 사항 △종자 산업 성과 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추가, 종자위원회가 종자 산업 발전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 제안엔 변수가 있다. 2022년 당시 행정안전부는 정부위원회를 폐지·통합하는 정비 방안을 확정하면서, 농림종자위원회를 농림과학기술위원회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 정비를 위한 가축전염병 예방법 등 23개 법률의 일부개정에 관한 법률안’에 포함돼 있다.
물론, 지난 1년여 동안 개정안 심사가 없어 농림과학기술위원회로의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이런 가능성을 고려해 농림종자위원회 기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고희종 회장은 “종자는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바이오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열쇠”라며 “12월 경 종자연구회 연차 총회가 있는데, 이때 이러한 과제를 포함해서 종자 산업 발전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