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 각계 시국선언''에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대표자들이 3500억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요구하는 미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574개 시민단체, 광화문서 트럼프 규탄 ‘시국선언’ 후 100시간 농성 돌입
한국농어민신문 한우준 기자 2025. 10. 21
응답자의 80%가 미국의 요구에 대해 ‘부당하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등장하는 등 대다수 국민이 미국의 관세 압박·투자 요구를 ‘경제침탈’로 여기는 가운데, 오는 29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일정에 맞춰 관련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이에 맞춰 정부의 재검토·철회 결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행동을 기획하고 최종 여론 결집에 나섰다.
574개 시민단체가 모여 구성한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공동행동)은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3500억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요구하는 미국 정부를 규탄하고 우리 정부에 단호한 대응을 요구했다. 농업계에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및 그 지역조직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가톨릭농민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이름을 올렸다.
박석운 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일본이 내야 할 5500억달러 중 사실 현찰로 가는 것은 300억달러밖에 안 된다는 일본 측의 이야기가 나온 상황에서, 한국을 상대로는 3500억달러 모두 현찰로 내라 윽박지르고 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라며 “오늘 시민단체들이 이 자리에 모인 건 정부가 앞장서서 ‘안 된다’고, 그리고 그 이유로 ''국민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도록 하기 위함”라고 설명했다.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연일 보도되는 트럼프의 발언들은 한국과 미국이 결코 동맹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한국 노동자들을 파탄으로, 농민들의 삶을 질곡으로 내모는 이런 식의 통상 협상은 즉각 중단되고 재검토돼야 하며, 정부도 협상의 진행 상황과 내용 및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지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행태는 미국 스스로 주장해 온 국제 통상 규범들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고, 만약 이것이 통용된다면 우리나라는 이후에도 미국의 무분별한 투자 강요를 받을 것”이라며 “지금 물러서면 더 큰 부담과 불평등한 요구가 이어질 것이다. 국민 한분 한분이 주권의 주인으로서 이 사태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함께 목소리 내 달라”라고 당부했다.
국정감사 일정 속에서도 이날 원내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참여한 진보당의 김재연 상임대표는 “진보당은 지난달 국회에서 65명의 의원이 발의한 대미 투자 철회 촉구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모으겠다”라며 “이 사안은 여야의 문제,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닌 상식과 국익을 생각하는 모든 국민이 함께 싸우고자 하는 일인 만큼 국회에서 이같은 국민 요구를 적극 받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공동행동 측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시금 트럼프 미 대통령을 강하게 규탄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지적을 근거 삼아 제2의 외환위기 사태를 부를 지도 모를 대미 투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 장소에서 곧바로 농성장을 꾸리고, 이 자리에서 100시간 동안 이어질 ‘시국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은 공동행동의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리는 오는 25일 오후 2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진보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일인 오는 29일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