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농산물 적정가격 모색…억제보단 ‘이해’로 해법 찾는 日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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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시스템법’ 기반, 농산물 적정가격 모색하는 일본 행보

‘공정 가격 프로젝트’ 운영해 식품가격 형성 구조 알려

생산·유통 비용 합리적 반영 ‘가격 적정화 제도’ 시행 예정

거래 점검 인력도 지역에 배치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0. 14



농업생산비 인상과 복잡한 유통구조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종종 물가문제의 중심에 서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해법을 ‘가격 억제’가 아닌 ‘가격 이해’에서 찾고 있다. 생산비와 인건비 등 실제 비용 구조를 소비자에게 알리는 ‘공정 가격 프로젝트(Fair Price Project)’를 추진하고, 2026년 4월부터는 생산과 유통 과정의 합리적 비용이 가격 형성에 반영되도록 유도하는 ‘거래 적정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9일 도쿄도 치요다구에 ‘가격 없는 두부 가게’를 열었다. 소비자가 대두의 생산·가공·유통 과정을 직접 살펴보고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 스스로 적정 가격을 매겨보는 체험형 매장이다. 생산비 상승이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식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소비자가 체감하도록 한 시도다.

이 행사는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공정 가격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농림수산성은 온라인에서 ‘가격 없는 슈퍼마켓’을 운영해 소비자가 양파·우유 등 주요 품목의 자재비와 운송비 상승폭을 확인하고 직접 적정 가격을 입력해볼 수 있도록 했다. 누리집에는 “원료비와 인건비·에너지비용이 모두 올라 지금의 가격으로는 판매가 어렵다”며 “식품을 만드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처지도 함께 생각해달라”는 문구가 실려 있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 6월 공포한 ‘식료시스템법’을 기반으로 한다. 이 법은 지속가능한 식품 공급을 위해 생산비와 물류비 등을 가격에 반영하도록 거래 관행을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26년 4월부터 거래 적정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농산물과 식품 가격이 생산비·물류비·가공비 등 실제 비용을 반영해 결정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림어업자와 식품업체는 가격 협상 과정에서 생산·가공·유통 등 각 단계의 비용을 고려해 협의해야 하며 정부는 일방적인 협상 거부나 단가 인하, 소비자 가격만을 근거로 한 결정 등을 방지하기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거래 적정화 제도는 가격 협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초점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부 품목을 지정해 생산·가공·유통·소매 단계의 비용을 반영한 ‘비용 지표’를 민간 인증 단체가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공영 도매시장과 온라인 도매 플랫폼에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1일 ‘푸드 지맨(Food G-men)’을 출범했다. 푸드 지맨은 전국 8개 지방 농정국에 배치된 전담 조사 인력으로, 가격 협상과 비용 전가 실태를 조사하고 거래 현장의 정보를 수집한다. 생산·가공·물류 단계의 비용 상승분이 거래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는지를 점검하며, 불공정 거래가 발견되면 현장 지도를 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할 수 있다.

정만철 농촌과자치연구소장은 “농민이 지속가능하게 농사를 지으려면 생산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일본 정부가 제도화하려는 것”이라며 “한국도 코로나19 이후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한 만큼 생산비를 반영한 가격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