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서 상경한 농어민, 소상공인, 청년귀농인 등 500여명이 12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농어촌 소멸을 막기 위한 ‘농어촌기본소득법’ 전면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흥진 기자
신정훈·용혜인 의원 기자회견
소멸위기 지역 농어민도 참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9. 12
농어촌기본소득법의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12일 국회에서 분출됐다.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선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려,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농어촌기본소득 입법과 전면 도입’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선 ‘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엔 소멸 위기를 겪는 지역의 농어민과 소상공인, 시민단체, 연구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법 제정 요구를 외쳤다. 기자회견문에서 참가자들은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이재명 대통령 공약대로 인구감소지역 6개 군 전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기본소득이 담겼다”며 “현장의 요구와 시민사회의 노력이 이뤄낸 성과이지만, 위기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더디다. 연내 법 제정으로 제도 안착과 전면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문이 가리키는 대상은 지난달 중순, 신정훈·용혜인 의원 등 여야 의원 29인 공동발의로 제출된 농어촌기본소득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농어촌 읍·면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모든 주민에게 월 30만원 수준의 기본소득을 단계적으로 확대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내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주도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는 정부 방침과 달리, 법안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계 부처와 협의해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농식품부 예산의 제약과 더불어, 지역 균형발전의 관점에서 농어촌기본소득을 바라보자는 취지다.
현장 증언도 이어졌다. 경남 함양의 손정탁 농민은 “면 단위에 남은 건 면사무소·보건소·농협뿐”이라며 “인구소멸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옆 동네는 받고 누군 못 받는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남 보성의 정철수 어민은 “어촌은 젊은이들이 떠나 빈 마을이 돼 간다. 바다를 지켜온 우리가 왜 늘 가장 가난해야 하느냐”며 “기본소득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희망이자 권리”라고 호소했다. 전남 고흥에 정착한 채수인 청년 귀농인은 “청년이 없는 농촌은 미래도 없다. 기본소득은 청년이 농촌에 남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게 해주는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초당적 책임을 강조했다. 신정훈·용혜인 의원과 전종덕(진보당), 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은 “농어촌기본소득이 해결하려는 지역소멸 위기는 특정 정당·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과제”라며 “국회와 정부, 현장과 시민사회, 모든 정당과 세대가 함께하는 초당적 연대로 반드시 완수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진 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 출범식에선 전국 최연소 여성 이장인 김유설 완도군 용암리 이장의 대통령 공개서한 낭독과 소멸지역 주민들의 릴레이 증언이 이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영상 축사를 통해 입법 및 추진연대 출범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