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경지역농민연합(준)이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통제선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한 정부 방침이 실효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국방부, 지역에 따라 10㎞→5㎞ 변경 검토
농가 "농지 대다수 5㎞ 이내…사실상 무의미
재산권 피해 막심…전면해제 방안 검토해야"
농민신문 이재효 기자 2025. 10. 24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정부 방침에 ‘생색내기’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이러한 의견은 접경지역농민연합(준)이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9월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대정부 질문에서 “접경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손실, 생활의 불편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군사분계선부터 민통선까지의 기준을 지역에 따라 10㎞에서 5㎞까지 줄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화에서도 정부 방침에 호응해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이 20일 민통선 범위 축소를 골자로 하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러한 조치가 민통선 안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민통선을 ‘군사분계선 이남 10㎞ 범위 이내에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재호 접경지역농민연합(준) 공동대표는 “이미 많은 지역에서 민통선 범위가 5㎞ 수준으로 설정돼 사실상 의미가 없는 조치”라며 “접경지역 농민의 농지는 군사분계선에서 5㎞ 이내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농지가 민통선 안에 있을 경우 재산권을 행사하기 힘들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전환식 파주농민회 대표는 “민통선 안의 농지에는 창고나 농막을 지을 수 없어 고가의 농기계를 노지에 세워두는 등 재산권 피해가 심각하다”며 “농지에서 작업을 하려고 해도 매번 검문검색을 받아야 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접경지역농민연합(준)은 “정부가 민통선을 설정할 때 접경지역 농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별로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농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민통선을 전면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가 안보상 국방부가 민통선 전면 해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민통선 출입 절차를 간소화해 농민의 출입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민통선은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출입 시간이 정해져 있어 밤중에 자연재해 등이 발생하면 대처하기 어렵다”며 “사전에 군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농민들은 민통선을 자유롭게 출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