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몬 재배 농민 문근식씨가 100% 제주산 레몬으로 만든 레몬즙 ‘제주레몬 100’을 들어 보이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 방식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도, 제조업 기반 약화 이유
도내 제조·공급업체로 제한
“취지 맞는 지역농산물 활용제품 유연한 법 적용, 대상 포함해야”
농민신문 제주=심재웅 기자 2025. 10. 21
100%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이 다른 지역에서 제조됐다는 이유로 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 답례품 공모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지역 농업계에서 나온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제도 취지에 걸맞게 답례품 선정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제주 제주시농협은 지역산 레몬만을 사용한 레몬즙 ‘제주레몬 100’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2023년 고향기부제 시행 첫해부터 답례품으로 선정돼 기부자의 꾸준한 선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위탁 제조 공장을 기존 도내 업체에서 다른 지역에 있는 곳으로 변경했다는 이유로 올해 답례품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제주도가 지난해말 진행한 ‘2025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공급업체 모집 공고’에서 모집 대상을 ‘답례품을 도내에서 생산·제조·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 법률에 따른 것이다.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은 답례품을 ‘지역특산품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관할구역에서 생산·제조된 물품’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조항도 있다. 해당 법률에는 ‘그밖에 해당 지역의 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서 조례로 정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자체의 답례품 선정 권한을 폭넓게 보장한 것이다. 실제 ‘제주도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 및 운용에 관한 조례’에는 ‘농수산가공품 등 제조품일 경우 제주도 내에서 생산되는 원재료의 사용 비율이 50% 이상인 품목’은 도지사가 우선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제주지역에서는 지역농산물 사용 비율이 높은 제품은 다른 지역에서 만들더라도 답례품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유연하게 해석하고, 공모 자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종찬 제주시농협 상무는 “일반 가공품과 달리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농업·농촌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고향기부제 취지에도 부합한다”며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는 다른 지역 업체 제품으로까지 개방하면 취약한 도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고, 여러 업체가 난립하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답례품 생산처를 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7603㎡(2300평) 규모로 레몬을 재배하는 문근식씨(58·삼양1동)는 “지역 제조업을 보호하고 활성화하려는 취지에 당연히 공감한다”면서도 “지역농산물 가공품을 답례품으로 보냄으로써 얻는 농민들의 자부심과 농산물 홍보 효과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 제조업체를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도내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에서 생산된 제품을 답례품으로 선정한 일부 지자체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경북 영주시는 전북에서 만든 홍삼 제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중이며, 충남 금산군 또한 강원에서 제조한 음료를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제주도는 제조업계와 농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다음 답례품 공모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유아 도 고향사랑팀장은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소관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