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엎친 데 덮친 ‘벼’…추수 늦어져 수발아 속출
2025.10.19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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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충남 논산시 성동면 일대 논에서 수발아 현상이 나타난 벼.



생산량 감소·미질 하락 우려

충남·전북·경북·경남 피해 커

깨씨무늬병에 더해져 이중고

수확 지연에 RPC 매입 차질



농민신문 전국종합 2025. 10. 19



가을장마로 벼 수확 작업이 지연되면서 벼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확산돼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깨씨무늬병 피해가 농업재해로 인정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수발아까지 겹친 터라 말 그대로 설상가상이다.

수발아는 특히 충남과 전북·경북·경남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수확 직전이어서 낟알이 무거워진 상태인데, 비가 자주 온 데다 바람까지 불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복(벼 쓰러짐)돼 수발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지역의 경우 이달 들어 16일까지 무려 12일 동안 비가 내렸다. 흐린 날까지 포함하면 맑은 날은 겨우 하루이틀에 불과하다.

손희식 경남 창녕농협 지도팀장은 “낟알이 무거워진 상태에서 비가 오고 바람도 불어 쓰러진 벼들이 평소보다 20∼30% 늘었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에서 14만8760㎡(4만5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전재경씨(68·단북면 이연리)는 “논 일부에 수발아 현상이 보이고 있다”며 “2주 가까이 비가 지속되면서 벼 수분 함량이 30%가 넘는 상황이고, 논이 질어 수확 작업을 하지 못한 채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도복되지 않은 벼에서도 수발아가 발생하고 있다.

조현웅 경북 예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장장은 “쓰러진 벼는 말할 것도 없고, 도복되지 않은 벼 낟알에서도 수발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수확이 늦어질수록 깨씨무늬병도 더 확산할 수 있어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충남 논산시 성동면 일대에서 33㏊(10만평) 규모로 ‘보람찰벼’를 재배하는 양현수씨(68)는 “이달 들어 내내 비가 온 탓에 벼를 베지 못하다가 16일에서야 일부를 거뒀지만 벼에 다 싹이 나 있다”며 “일반벼보다 보름 정도 먼저 이앙한 찰벼에서 특히 수발아 현상이 도드라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생산량 감소와 미질 하락을 우려한다.

경북 경주 안강읍에서 벼농사를 짓는 손재익씨(56)는 “생산량이 15% 안팎으로 줄고 미질도 떨어질 것으로 보여 수확의 기쁨보다는 근심이 쌓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들에 따르면 잦은 비로 전국에서 예년 대비 10∼15일 수확이 지연되고 있다. 매입 작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예년 같은 시기 매입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RPC들이 많다.

이상철 경주 안강농협 조합장은 “지금쯤이면 30% 정도는 수확을 마쳐야 하나 잦은 비로 5% 안팎 밖에 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10일부터 매입을 시작하다가 수확을 하지 못해 중단하고 20일부터 재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창환 충남 만세보령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습한 날씨 속에서 수확이 계속 지연되면 수발아 벼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