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정책 방향 토론회
인구 3만3000명 홍천읍 뽑히고
790명 거주하는 하남면은 탈락
인구감소 위기 ‘도농복합시’
시 소재지라고 배제 형평성 도마
지방비 논란 ‘전액 국비’로 해결
명칭도 주민수당이 바람직 주장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5. 10. 24
정부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으로 7개 군을 선정한 가운데 대상 지역을 군이 아닌 면 단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농복합시 소재지라는 이유로 인구가 감소하는 면 주민이 소외되는 등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나주·화순)·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임미애(비례대표)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지역재단 등이 주관한 ‘국정과제 농어촌기본소득 사업 지속가능한 정책 방향은’ 토론회가 21일 국회에서 열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과 관련한 주요 쟁점이 논의됐다.
특히 시범사업 대상 지역이 군 단위로 추진되는 데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발제를 맡은 박진도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충남대 명예교수)은 군 단위 추진은 실제 인구감소 위기에 처한 면 거주민들이 정책 대상에서 배제돼 지역 간 형평성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범사업 대상은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따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시군구 중 5개 구와 15개 시를 제외한 69개 군으로 한정, 군 단위로 추진되고 있다.
박진도 이사장은 “홍천군은 2024년 말 기준 6만6000명 정도로 지급 대상인 반면, 9만1000명인 상주시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상주시 17개 면 중 14곳이 3000명 이하인 상황”이라며 “홍천읍은 3만3000명이 살고 있는데도 군 소재지라는 이유로 돈을 받고, 상주시 하남면은 790명밖에 살지 않는데도 시 소재지라고 돈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89개 시군구 중 15개 시가 대상에서 제외돼 발생한 문제지만, 더 나아가 우리나라 54곳 도농복합시 전체가 해당되는 문제임을 감안하면 심각성이 크다”면서 “시범사업을 3000명 이하 면 단위부터 시작해 5000명 이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면 단위 시행으로 인한 지방비 지급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액을 국비로 지급하면 된다. 소요 재원이 5조원가량 필요한데, 지방소멸대응기금(1조원)과 지역상생발전기금(5000억원), 재정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렇게 해서는 본 사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 “군에서도 절반이 넘는 인구가 읍에 살고 있다. 읍과 면이 처한 여건을 구분해야 한다. 인구감소, 지방소멸 대응이라면 면 단위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수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과장은 “시범 대상을 69개 군으로 한정한 것은 경기형 기본소득 시범사업 지역이 면(청산면) 단위로 시작됐고, 인구가 적은 지역은 읍면 간 차이가 크지 않아 우선 군 단위에서 실험을 해보자는 취지가 있었다”며 “또 하나는 읍면을 특정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없어 행안부 소관법(지방분권균형발전법)을 따른 것도 현실적인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감소지역을 읍면 단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으로, 해당 제도가 마련되면 면, 읍, 군 단위별 대상 지역을 본 사업 전에 함께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명칭 문제도 쟁점 중 하나다. 박 이사장은 “기본소득이라는 명칭은 굉장히 논쟁적이다. 취지를 살리면서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적 기능(국토·환경·문화·지역 지킴이 수당)에 대한 정당한 보상 차원의 ‘농어촌주민수당’ 명칭 변경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토론회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에 따른 면 소재지의 사용처 부족 문제, 기본소득 중 일부를 마을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 민관 거버넌스 추진체계 구축의 필요성 등도 논의됐다.
농어촌기본소득 사업과 재생에너지를 연계하는 모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형대 전남도의원은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영양이나 신안의 경우 재생에너지 관련된 부분이 강조됐는데, 자칫 기업 중심의 난개발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