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식수원 확보” vs “농업용수 부족” 대립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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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녕군 길곡면에서 시설하우스 농사를 짓는 송진수씨(68)가 9일 강변여과수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창녕 함안보 인근을 둘러보고 있다. 송씨는 “지하수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취수원사업이 불러올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 취수원 확보 특별법 재추진

낙동강 중·하류 주민들간 갈등

중류 취수원시설 영향에 촉각

생육 지장없는 안전장치 마련 등

연구 통해 불안 해소 선행돼야



농민신문 창녕·합천=이선호 기자 2025. 9. 11



경남 김해, 부산 등 낙동강 하류지역의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취수원 다변화 사업’을 둘러싸고 해묵은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경남 합천·창녕 등 중류지대에 설치될 취수원 시설이 농사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는 농가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하류지역 주민들은 안전한 식수원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일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구·동구)과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갑)은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 특별법안(낙동강 특별법)’을 발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재발의된 것으로,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환경부에서 추진 중인 합천 황강 복류수와 창녕 강변여과수 공급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현재 김해와 부산 등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원수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낙동강 일대의 취수원 다변화는 김해·부산 등지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1991년 상수원 유역에 위치한 경북 구미공단에서 독성물질인 페놀을 유출한 이후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수온이 지속적으로 올라 수질 유지가 힘들어지고 여름철마다 녹조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도 식수원 다변화 사업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합천·창녕 지역 농가들은 해당 사업을 두고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사업을 통해 목표 취수량인 하루 90만t의 물을 빼가면 당장 써야 하는 농업용수가 고갈되거나, 지하수위 저하로 농사에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농가들이 지역별로 대책위를 구성해 반대활동으로 지난해 추진됐던 특별법안을 무산시켰던 이유다.

합천군 청덕면에서 3만9669㎡(1만2000평) 규모로 마늘·양파 등을 재배하는 이성근씨(57)는 “당초 정부에선 합천 한곳에서만 매일 45만t씩 물을 퍼가겠다고 하더니, 반발이 거세지자 19만t만 가져가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처음 약속과 달리 한번 시설이 들어서면 기후위기 등 돌발변수가 생겼을 때 갑자기 취수량을 바꿀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찬수 창녕 강변여과수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하수위가 낮아지면 농작물과 지하수 사이 지층이 말라붙는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며 “위에서 아무리 펌프로 물을 뿌려도 토양이 물을 머금지 못하게 돼 농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없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 일대 시설채소 농가들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작물 생육에 문제가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에 관계당국은 지역농가들의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노성규 환경부 물이용정책과 주무관은 “한곳에서 과도한 양의 물이 취수되지 않도록 취수지역을 여러 곳으로 분산했다”며 “취수량 변경이나 개발 제한 조치를 함부로 취하지 않을 것이며, 그럴 수도 없다는 내용을 여러번 설명했다”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정부와 농가 사이 신뢰 회복이다. 창녕지역 환경영향조사에 참여한 맹승규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해당 지역주민들의 사전 동의 없이는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며 “농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면밀히 연구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등 불안감 해소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