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한식’ ‘양조’ 하나로 분류
국회서 기자회견·토론회 열고
“소비자 알권리 침해·전통 훼손”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9. 12
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공전’으로 불리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연구용역을 거쳐 나온 개정안이 소비자 알권리와 전통장류의 정체성을 훼손한 개악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식품의 원료, 제조 기술, 소비 트렌드 변화 등에 발맞추기 위해 식품의 제조·가공·사용·조리·보관 방법에 관한 기준과 성분 규격을 정하는 식품공전 개정을 추진 중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건 장류의 분류다. 간장은 현행 식품공전에선 대분류와 중분류로서 ‘장류’ 아래 ▲한식간장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이 포함됐다.
그런데 식약처가 식품안전정보원의 연구를 거쳐 만든 개정안에 따르면 한식간장과 양조간장은 ‘간장’이라는 식품유형으로 통합돼 대분류로는 ‘조미식품류’, 중분류로는 ‘장류’에 위치한다. 대분류로서 ‘장류’는 없어진다. 산분해간장과 효소분해간장은 대분류로 ‘조미식품류’, 중분류로 ‘소스류’ 아래 ‘복합조미식품’으로 유형화된다. 혼합간장의 경우 중분류 ‘장류’ 내 ‘혼합장’으로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식품공전에서 대분류와 중분류로서 ‘장류’ 아래 각각 존재하는 ▲한식메주 ▲개량메주는 개정안에선 중분류 ‘장류’ 아래 ‘메주’로, ▲된장 ▲한식된장은 ‘된장’으로 통합된다.
전통장류 업계는 이같은 개정이 개악이라고 반발한다. 10일 ‘장류 식품공전 개악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장·된장은 발효 여부와 제조 방식에 따라 정확한 표시와 분류가 필요하다”면서 “장류의 식품 유형 단순 통합은 소비자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전통장류를 훼손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장은 “대분류로서 ‘장류’를 없애고 ‘조미식품류’ 아래 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면서 “이는 김치를 ‘절임류’의 일종으로 분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장류에 대한 정체성과 역사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원용 식품안전정보원 정책연구실장은 “장류는 원료나 기능(어떻게 섭취하나)이 아닌 제조·가공 방식에 따라 분류되는 만큼 대분류보다 중분류로 이관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식품공전의 목적은 위해요소 관리와 효율적 규제”라면서 “이번 개정안은 어디까지나 행정적 관리 수단일 뿐 전통문화 가치를 훼손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문귀임 식약처 식품기준과장은 “식품공전 개정은 빠르면 내년말에야 가능한 중장기 과제로 그동안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