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시절 무리한 신경분리 여파, 중앙회 자본력 고갈이 ''발목''
회원농협 68% ''긍정''에도 중앙회는 ''자본력·경쟁력'' 부족
"인수 이전에 소매유통 경쟁력 강화·전문가 영입 등 청사진부터"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2025. 11. 3
최근 여권발로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농협중앙회는 난색을 표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일선 회원 농축협은 인수에 대해 높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주 송옥주 의원이 9월 24일부터 10월 17일까지 전국 166개 지역 농축협 전문경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8%(매우 긍정 33%, 긍정 35%)가 농협경제지주의 홈플러스 인수와 같은 대형마트 사업 확대에 찬성했다. 유통망 확대에 대한 현장의 요구는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현장의 분위기와 달리,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800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며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온도 차는 농협 소매유통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된 무리한 ''신경분리''(사업구조 개편)의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시 자본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구조 개편으로 농협중앙회 대부분의 자본금이 은행 등 금융지주 쪽으로 넘어가 버렸고, 그나마 남아있던 중앙회 자본금마저 경제지주와 계열사로 내려가면서 중앙회는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종이호랑이''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매년 1조 원 정도를 받기로 했던 명칭사용료(브랜드 사용료)마저 5,000억 원대로 줄어들면서, 중앙회가 기본적인 회원조합 지원사업을 실행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 됐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인수를 논하기에 앞서, 농협 소매유통의 디지털 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청사진 마련, 그리고 소매유통 전문가 그룹을 통한 전문적인 운영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구조 개편과 자본력 문제도 여전하다. 현재 농협중앙회와 경제지주의 빈약한 자본력으로는 사실상 인수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지주제 폐지를 포함한 ''제2의 농협 구조개편'' 수준의 변화와 자본 확충 방안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장의 높은 공감대와 농산물 유통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확보라는 ''선행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홈플러스 인수는 오히려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