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CPTPP 재추진’ 카드 꺼내려 침몰하는 ‘자유무역호’ 탑승하나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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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8월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쌀값 보장! 영농비 반값 지원! CPTPP 저지! 농민기본법 제정! 2022 강원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나락이 든 톤백 20개를 정문 앞에 쌓은 뒤 ‘2021년 재고미 전량 책임 및 쌀값 폭락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며 나락을 아스팔트에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정부 1년 동안 농민들은 줄기차게 쌀값 보장을 촉구하며 양곡관리법 개정을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농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거부권을 행사, 농민들로부터 공분을 산 바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 CPTPP 가입 재추진 천명

''미국발 통상 불확실성 해소’ 명목

“이익은 불투명, 농업 피해는 확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9. 9



정부가 미국발 통상압력으로부터 활로를 모색하자는 구실로 2022년 이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정부의 CPTPP 가입 재검토 공식화에 농민들은 다시금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CPTPP는 2018년 발효 이래 일본·영국·호주·캐나다·멕시코·칠레·뉴질랜드·베트남 등 12개국이 가입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계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문재인정부가 CPTPP 가입 입장을 천명했으며, 2022년 들어선 윤석열정부 역시 초반엔 CP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의 반발 그리고 CPTPP에 결정적 힘을 실어줄 나라인 미국이 CPTPP와 별개로 자국 중심 경제협력체계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결성하는 등의 대내외 변수로 한국은 CPTPP 가입을 지금까지 보류해 왔다.

그러다가 올해 1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며 한국 등 세계 각국을 향해 고강도 관세를 매기는 등 무역전쟁을 본격화하자, 이재명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CPTPP 가입 가능성을 슬슬 언론에 흘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지난 3일,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하에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내놓은 ‘미국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에 △CPTPP·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메가 FTA 활용을 통한 통상 불확실성 최소화 △글로벌사우스 시장 선점을 위한 FTA 적극 확대 등의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CPTPP 가입 재추진 입장을 공식화했다. 정부 측이 거론하는 ‘통상 불확실성’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발 통상압력에 따른 대외무역 분야 불확실성을 뜻한다.

정부는 이 불확실성의 해소를 위해 “유사 입장국(미국발 통상압력에 따른 대외통상 영역 불확실성 심화 우려를 겪는 나라들)간 경제동맹 네트워크 확보를 위한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가입에 따른 실익으로 △국내총생산(GDP) 0.38% 상승 △멕시코 신규 시장 확보 △핵심광물 협력 강화(멕시코)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수산 분야 등 ‘취약분야’ 대상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망해가는 ‘자유무역체계’ 바짓가랑이 그만 잡아라

CPTPP 재가입을 천명한 정부를 향해, 농민들은 붕괴 직전인 자유무역체계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식량주권을 내팽개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 중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CPTPP 12개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1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라는 정부의 CPTPP 가입 추진 명목은 무색한 반면, 농업 분야가 입을 피해는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농은 “CPTPP의 농산물 관세철폐율은 96.1%로 한국의 기존 FTA 평균 관세철폐율 79.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며 “기존 FTA에서 관세를 철폐하지 않았던 품목들은 쌀·고추·마늘·양파 등 대부분 우리 국민의 주요 먹거리이자 농민들의 주요 생산품목이었다. 이마저 개방한다면 우리 농업과 생산기반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농은 이와 함께 CPTPP 가입 뒤 발생할 문제로 △대부분 농업선진국인 CPTPP 가입국의 수입농산물 범람 △농축산물 검역 단위가 ‘국가’에서 ‘지역’, ‘농장’으로 축소되는 ‘검역의 구획화’ △일본 후쿠시마산 방사능 오염 농수산물 수입 등을 거론했다. 참고로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CPTPP 가입을 추진 중인 대만을 향해 가입조건으로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 허용을 요구했으며, 대만은 이를 수용한 바 있다.

한편 진보당(상임대표 김재연)은 정책위원회 명의 논평을 통해 “국제통상 환경은 이미 달라졌다. 미국의 관세전쟁 이후 ‘자유무역’ 질서는 사실상 무너졌다”며 “각국은 국익을 앞세워 자국 산업을 보호·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일부 대기업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농업을 붕괴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