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승돈 농촌진흥청장(맨 앞줄 왼쪽 두번째)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전주=이종수 기자
[2025 국정감사] 농진청·농어촌공사·aT 국감 주요 내용은
농진청, 피지컬 AI 역량 미흡 지적
작목 전환 전략 마련도 요구 받아
농촌에너지 전환 실집행률 도마
농산물 수입 관리 두고 aT 질타
농민신문 양석훈, 김소진, 서효상 기자 2025. 10. 19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전북 전주 소재 농촌진흥청에서 농진청·한국농어촌공사·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상기후에 대응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농업기반 시설을 보강해달라는 주문이 농진청과 농어촌공사에 각각 제기됐다. aT에는 농민과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의 내실을 높여달라는 지적이 나왔다.
◆“농업 미래에 R&D 집중해야”=여야는 농진청을 향해 농업의 지속성을 높일 분야에 연구 역량과 예산을 집중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로봇 등이 사물을 인지하고 복잡한 행동을 수행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지만 내년 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차세대 농작업 자동화 및 초지능 농기계 기술 개발’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문대림 의원(제주갑)은 “농진청은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따라 신기술 농업기계를 지정해 생산·구입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미래농업 경쟁력은 국가의 보조에서 비롯되지만 농진청은 법을 근거로 농업기계를 지정한 사례가 전무하다”고 꼬집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구·영도)은 기후변화 대응 R&D 강화를 주문하면서 “스마트팜 보급, 내재해 품종 개발 등 개별 정책이 아니라 재배지 이동에 따른 권역별 작목 전환 전략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농업기술과 현장의 연결고리를 강화해달라는 목소리도 컸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을)은 “농진청이 등록한 특허가 3110건인데 이 중 1730건(55.6%)이 한차례도 기술 이전이 안됐다”고 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최근 5년간 개발된 농기계 78종 중 11종은 한대도 보급이 안됐다”고 거들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경기 여주·양평)은 “최근 5년 농기계 사고가 평균 1166건에 달한다”면서 “반면 안전교육 참여 인원은 2020년 47만명에서 2024년엔 43만명으로 줄어들고 있어 문제”라고 질타했다.
◆농업기반 시설·태양광 전력계통 개선 시급=기후위기가 현실화하면서 농업기반 시설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비례대표)은 “전남 영광 지산배수문은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시설로, 안전등급이 D등급에 불과해 보수가 시급하지만 임시 준설과 응급복구만 반복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을)은 “농어촌공사가 배수장 전기시설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약 10%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침수 위험이 높은 저지대에 전기시설이 설치된 배수장도 152곳 있어 조속한 이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역점 사업인 농촌에너지 전환도 도마에 올랐다.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농어촌공사가 영농형 태양광을 주요 모델로 ‘농업·농촌 재생에너지 100%(RE100) 실증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실집행률이 15%에 불과하다”며 “전력계통 포화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전남 여수갑)은 “최근 영농형 태양광 조성 시범사업 대상지가 경기도에 집중됐다”며 “전력계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내년에 계획대로 100곳을 조성하더라도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추진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은 “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지역사회 환원기능이 부족하다”며 “정부 기조에 맞춰 주민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외국산 농산물 수입 적정성 관리 강화돼야”=aT에는 외국산 농산물 수입 시기와 물량·품질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연달아 나왔다.
전종덕 의원은 “조생양파 성출하기인 올해 3월 외국산 양파에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해 대량 국내로 들여오면서 국산 양파값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수입 시기와 물량을 결정할 때 현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지난 5년간(2020∼2024년) 수입된 농산물 중 반송된 물량이 약 2만1000t에 달한다”면서 “관리체계가 허술하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반송 사유는 규격 미달, 유해 병해충 및 잔류 농약 검출로 인한 안전성 검사 불합격 등이다.
유통구조 개선 차원에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가 더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어기구 농해수위원장(민주당, 충남 당진)은 “온라인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농산물 거래에 대한 유통마진은 8.2%로 오프라인 거래보다 훨씬 적다”며 “그럼에도 전체 도매유통 중 온라인도매시장 비중이 6%로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문표 aT 사장은 “정부 발표대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2030년까지 50%로 늘리겠다”고 답했다.
케이푸드 수출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수출되는 라면(면류)의 원료는 95%가 외국산이고 국산은 5%에 불과했다”면서 “수출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국내 농업과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