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어민신문] 가짜 산양삼 기승…‘솜방망이 처벌’이 주범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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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양삼 불법유통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됨에 따라 한국임업진흥원은 산양삼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은 한 전통시장 내 산양삼 유통 단속 모습. 사진=한국임업진흥원




최근 5년 적발건수만 1919건

소비자 건강 위협, 신뢰 무너져

중국산 대량 유입에 가격도 뚝

임업진흥원 사법적 권한 없어

불법유통 95% 단순 ‘계도조치’

산림청 관리인력도 2~3명 불과

법적 보완·체계적 관리 시급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2025. 11. 4



산양삼 불법유통 문제가 매년 반복되며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서 정직하게 재배한 생산자들이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불법유통 확산과 정부의 소극적 대처로 산양삼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임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2020~2025년 9월) 중국산이나 일반 인삼을 산양삼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품질인증 합격증을 허위로 부착해 판매하는 등 불법유통으로 적발된 건수는 총 1919건에 달한다. 2020년 268건에서 2025년(9월 기준) 37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주요 온라인 플랫폼 C사를 통한 산양삼 거래액은 2016년 2900만원에서 2023년 15억800만원으로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kg당 평균 판매가격은 3만4100원에서 2만4800원으로 하락했다. 불법 제품이 시장에 범람하면서 정직한 생산자의 수익이 급감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진 한국임업진흥원 산양삼산업육성실장은 “가짜 산양삼의 확산은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산양삼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시장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불법유통 단속 강화’와 관련된 현장 요구가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진흥원에는 △불법 판매 및 원산지 둔갑 단속 확대 △불법유통에 대한 처벌 강화 △유통관리 강화를 위한 사법경찰권 부여 등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진흥원은 불법 유통 차단을 위한 단속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양삼 판매량이 높은 8개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7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쳤으며, 11월 중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온라인 유통시장의 약 82.4%를 감시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운영사와 협력해 불법제품 판매자 제재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유통에 대해서는 유통이력 데이터 수집과 합격증 관리로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단속 강화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제도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강원 평창에서 10년 넘게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는 이길신 이길신평창산삼 대표는 “소매로 판매하면 최소 3만원은 하는 산양삼을 불법유통 제품은 5000~6000원에 팔고 있다”며 “인건비 등 생산원가는 계속 오르는데, 온라인 불법유통 제품 때문에 정직하게 재배하는 농가들이 가격 경쟁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불법유통 문제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중국산이 대량 유입되면서 상황이 훨씬 심각해졌다”며 “단속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산림청이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유통이 적발되더라도 사후 조치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그는 “적발 건수가 늘고 있지만 실제로 법적 제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몇백만원 벌금을 내더라도 명의만 바꿔 다시 유통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5년여간 적발된 불법유통 1919건 중 1831건(95%)은 계도 조치에 그쳤다. 진흥원에는 사법적 권한이 없어 불법유통을 직접 규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직하게 재배하는 사람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라며 “기관에서 (불법유통을) 방치하는데 우리가 왜 힘들게 품질관리제도를 지켜야 하느냐는 허탈감도 든다”고 호소했다. 이어 “상황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산양삼 관련 법은 10년 넘게 한 번도 개정되지 않고 있다”며 “산림청이 산양삼 산업화를 말한다면, 그에 걸맞은 법과 제도 정비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엄유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 연구사는 관리 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엄 연구사는 “산양삼은 100여 가지 임산물 중 유일하게 ‘특별관리임산물’로 지정돼 있지만, 산림청의 전체 임산물 관리 인력이 2~3명에 불과해 실질적인 관리가 어렵다”며 “현장에서 불법유통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법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