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053억원 대비 크게 감액
근본적 체질개선 부문 전액 삭감
농산물 수입 늘며 농가 위기 심화
농업계 “관세 철폐 따른 대책을”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5. 9. 21
정부가 다자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는 등 농업계 통상 파고가 몰려오는 가운데 내년도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 예산이 올해보다 크게 감소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6년도 FTA대책 농업인지원 투자·융자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관련 예산은 올해(5053억원)보다 75.8%(3829억원) 줄어든 1224억원 편성됐다.
체결국별로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 보완대책에 842억원 반영됐다. 한·필리핀 FTA에는 858억원이 배정됐는데, 이 중 알셉 공통사업이 681억원이다. 우리나라가 중국·베트남과 각각 체결한 FTA에 따른 지원대책은 연말 일몰되면서 내년 예산안에는 빠졌다.
정책목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직접피해지원 예산은 종전(249억원) 대비 17.3% 축소된 206억원이다. ‘품목별 경쟁력 제고’ 부문 중 과수·원예 경쟁력 제고에 1018억원이 투입된다. 그밖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농업경영체 역량 강화, 생산기반 정비 등 ‘근본적 체질 개선’ 부문은 전액 삭감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FTA 보완대책은 일몰 기간을 정한 상태로 시행해왔고 당초 계획대로 종료됐다”며 “농가 역량, 품목별 경쟁력 강화 등은 일반 사업으로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계는 협정 체결 기간이 경과하면서 관세 인하폭이 커지는 품목이 늘어나는 만큼 보완대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산물 수입이 계속 늘면서 국내 농가 수익 감소와 생산기반 불안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FTA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동향’을 보면 올 상반기 FTA체결국 농식품 수입액은 19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반면 수출액은 감소해 무역수지는 149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FTA를 체결하면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돼서 향후 일부 품목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보완대책은 기간제로 운용된다”며 “관세 완전 철폐로 사실상 농가 피해가 본격화하는데 그에 따른 대책은 없는 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보완대책 예산을 늘리는 한편 폐업지원금 부활과 피해보전직불제 일몰 연장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