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도매시장 돼지 경락값 위상 흔들리자 정부 ‘새 기준’ 추진,,&#39&#39유통사만 이득&#39&#39
202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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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긴급진단] 돼지거래가격보고제 논란 (상) 도입 배경은

돼지 도매시장 출하 큰폭 감소

지난해 3.3% 수준…값 대표성 ↓

‘거래가격 지표 현실화’ 의지

생산자, 가격협상력 저하 우려



농민신문 이문수 기자 2025. 9. 21



이른바 ‘돼지거래가격보고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기존엔 도매시장 경락값을 대표가격으로 활용했다면 이젠 식육포장처리업체 등으로부터 농가와의 거래가격을 보고받아 이를 대표가격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도매시장 출하율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거래가격 지표를 현실화하겠다는 취지다. 생산자단체 측은 가격 협상력이 부족한 농가에 큰 피해가 갈 것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제도 논의 배경과 생산자·소비자에게 미칠 영향, 도매시장 활성화 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텅텅 비는 돼지 도매시장…유통구조 변화 탓?=돼지 도매시장이 텅텅 비어간다. 돼지 경매 위축은 단순히 공판장 수익성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농가가 육가공업체 등과 거래할 때 도매시장 경락값을 참고하는데, 참여자수가 적으면 가격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돼지 경매비율은 우하향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제주를 제외한 전국 경매비율은 2000년 26.5%에서 2010년(10.5%) 가까스로 10%대를 유지하다 2024년 3.3%까지 급락했다.

농가의 경매 참여가 저조한 원인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산업 계열화가 빨라지고 있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고자 돼지 사육부터 출하·가공·유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업체가 많아졌다. 실제 계열화 사업자 비중은 2017년 13.4%에서 2023년 32.8%로 꾸준히 늘어났다. 여기에다 대형마트는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출하량이 들쑥날쑥한 도매시장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육가공업체 직거래를 선호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경북 의성에서 1만마리 돼지를 키우는 한 농가는 “현재 유명 브랜드 육가공업체에 대부분 돼지를 출하한다”면서 “다른 농장도 상장수수료나 부대경비를 줄인다는 이유로 도매시장 이용을 꺼린다”고 귀띔했다.

◆정부 발 빠른 움직임에 생산자단체 ‘당혹’=농식품부는 ‘도매시장 물량은 적은데 경락값이 대표가격이 되는’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미 지난해 10월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돼지거래가격 수집·공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본사업으로 전환될 시 식육포장처리업체가 적용단가·거래물량·가격 등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한 후 이를 축평원이 자체 축산유통정보 누리집에 게시하는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업계에선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하다. ‘서민 물가안정 기조 아래 졸속으로 돼지거래가격보고제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기존 도매시장 가격은 자율로 결정되는데, 해당 제도하에서는 정부가 사안에 따라 돼지값을 쥐락펴락할 여지가 생긴다는 우려도 있다.

대한한돈협회는 최근 내놓은 도협의회장 공동성명에서 “유통업체에 이익이 더 많이 돌아가 결국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생산자단체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논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도 불거진다. 양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이미 돼지거래가격보고제가 포함된 ‘축산물유통 및 가축거래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축산물유통법) 제정안’을 입법·발의했는데, 양돈협회가 찬성할지 반대할지 견해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농식품부가 치고 나간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축산물유통법’이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중요·신속 법안’ 대상에서 제외돼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에서 보류되긴 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진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대부분이다.

박병홍 축평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도매시장 이용률이 저조하면 일일 상장물량·등급·성별 차이에 따라 경매가격이 요동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돼지거래가격보고제는 경락값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거래 형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직거래가격을 수집해 이를 대표가격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