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25 미주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KCGC) 제5회 한식의 밤’에서 문준호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회장(맨 왼쪽)과 이날 공로상을 수상한 양종집 미국 CIA 교수(맨 오른쪽) 등이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K-푸드 in 아메리카] (8) 미식의 중심지 된 뉴욕 ‘코리아타운’
유행 넘어 지속가능산업 되려면
인력 양성·연구개발 등 따라야
농민신문 기획=윤미정 aT 미주지역본부장 2025. 11. 5
미국 뉴욕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특히 맨해튼의 가을은 축제와 더불어 시작된다. 풍요로운 수확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주는 거리 퍼레이드를 비롯해 중남미와 독일·이탈리아 등 각 나라의 음식과 공예품 등이 한데 어우러진 플리마켓(벼룩시장)도 자주 열린다.
10월4일엔 미주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최대 축제 한마당인 제41회 ‘코리안 퍼레이드앤페스티벌’이 맨해튼 6번가를 중심으로 성대하게 펼쳐졌다. 풍물패를 앞세우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인들과 흥겨운 취타대, 초대형 거북선 모형, 아름다운 부채춤과 조선통신사 행렬 등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낯선 뉴요커들과 관광객들에게 맘껏 뽐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람들로 가장 북적였던 곳은 역시 32번가 케이(K)-타운(코리아타운)이었다. 맨해튼에서도 24시간 불빛이 꺼지지 않는 이곳은 최근 미국 내 부는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열풍으로 인해 그야말로 매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32번가 K-타운의 역사는 곧 미국 내 케이푸드의 역사이기도 하다. 1980년대초 맨주먹으로 미국을 건너온 이민 1세대들은 32번가에서 작고 초라한 한식당들을 하나둘 열기 시작했다. 불고기와 김치찌개 냄새로 골목을 가득 채우며 한인 이민자들과 유학생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이곳이 오늘날에는 현지인들을 비롯해 전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미식의 중심지로 변모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해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동시에 젊은 창업자들의 트렌디한 카페와 한식당, 디저트숍이 주변에 들어서고 K-콘텐츠 팬덤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이민 1세대들과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들이 교차하는 이곳은 이제 케이푸드와 세계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문화적 실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한식 세계화라는 큰 목표 아래 한국 고유의 맛과 멋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미주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KCGC) 문준호 회장은 “케이푸드의 인기가 단순한 한류열풍이 아닌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음식점이나 레스토랑의 확산에 그치지 않고 식자재 유통과 전문인력 양성, 브랜딩과 연구개발(R&D)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전략과 생태계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적인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190명 교수 중 유일한 한국인인 양종집 교수는 그동안 우리 정부와 민간이 투입한 노력과 자본에 비해 한식의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시각을 내비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한식 교육을 통해 현재의 부족함을 메우고 제대로 정착시켜야 세계화로 비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로 CIA 내에서 3주간 진행되는 아시아 6개국 요리교육 과정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과정이 바로 한식이고, 간장·고추장·된장·고춧가루 등 한식 식자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최근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늘 궁금해하는 한식의 미래라는 것이 여기까지냐, 아니면 여기서부터냐는 결국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의지로 나아가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