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작황 및 농가소득 치명타
기후 적응형 농정으로 전환 절실
농민신문 2025. 10. 20
올해도 9∼10월 가을장마로 농가 피해가 만만치 않다. 최근 몇년 사이 수확기를 앞두고 잦은 비로 농작물 피해가 반복되면서 현장에선 “이제 장마가 두번”이라는 표현이 굳어졌을 정도다.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가을에도 여름 못지않은 비가 내리면서 농업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처해 있다. 가을장마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농업재해로 인식하고 대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가을장마는 수확기로 접어드는 농작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벼는 등숙기에 집중호우를 맞으면 쓰러짐(도복)과 수발아가 늘어나 수량과 품질이 동시에 떨어진다. 사과·배 등 과수는 낙과와 열과 피해로 상품성이 낮아질 뿐 아니라 수량에도 직격탄을 맞고, 노지채소는 과습으로 뿌리썩음병 등이 확산된다. 무엇보다 가을장마는 소득 감소로 이어져 농가 경제에 치명타를 준다.
하지만 가을장마에 대비한 농업 관련 인프라는 낙후돼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논·밭 배수로와 저수지는 여름철 이후 공통적으로 관리가 소홀해지고, 비닐하우스나 축사 등 시설물도 가을에 더욱 취약해진다. 농업용 배수펌프장과 하천 정비는 여름 장마 기준으로 설계돼 가을 집중호우에 대응하기 어렵다. 농촌의 노후화된 배수망을 보강하고, 농지 침수 예방 시설을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을장마와 관련한 지원시스템도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을장마는 국지성 호우와 태풍 등 복합 양상으로 나타난다. 현행 농업기상정보체계는 여름철 장마·태풍 중심으로 운영돼, 가을철 위험 예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농작물재해보험도 기후변화 시대에 맞춰 가을장마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지역 단위 대응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는 기상특보 단계별 대응 매뉴얼 정비와 마을 단위 방재교육 정례화는 물론, 농협 등과 협력하는 응급복구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먼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미 여름이 길어지고, 초고온현상이 가을까지 이어지며 상시화된 위험이다. 농업은 기후위기로 발생하는 환경의 최전선이다. 가을장마에 대비한 품종·기술 보급은 물론, 예방 중심의 정책과 시스템으로 신속한 개편이 요구된다. 가을장마의 철저한 대비는 농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현 정부가 강조하는 ‘기후 적응형 농정’의 출발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