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2025 국감, 이것만은 꼭] “물가 잡겠다”더니…대형마트·수입업자만 배불려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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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이것만은 꼭] (중) 누구도 웃지 못하는 농식품 물가대책

정부 추진 농축산물 할인지원

유통업체 꼼수 탓 효과 미미

할당관세 확대 혜택 업자가 차지

수입가격 낮춰도 시판가격 상승

탁상행정 속 국내 생산기반 흔들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0. 1



농식품 물가 대책이 해마다 쏟아지지만, 농민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혜택은 유통업체에 쏠리고, 소비자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효과 검증도 부실해 물가 안정은커녕 농업 생산기반만 흔드는 구조적 한계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은 매년 반복되지만 정작 본래 취지인 소비자 지원 효과는 확인되지 않는다. 추석을 앞두고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15일부터 이달 5일까지 매주 1인당 2만원 한도로 최대 4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500억원이 투입되는 행사다. 정부는 이같은 할인지원 사업에 2020∼2023년 4335억원을 집행했고, 2026년 예산안에도 1080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하지만 감사원은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을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유통업체에 귀속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3년 6∼12월 대형 유통업체 6곳의 할인 품목 313개 중 132개(42%)가 행사 직전 가격을 올린 뒤 ‘할인행사’로 포장했다. 소비자 체감 효과는 크지 않고, 농가소득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 결과만 낳은 셈이다. 이춘수 국립순천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농식품바우처’처럼 소비자나 농가에 직접 지원했어야 한다”며 “정부가 행정 편의에 기대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마트 등에 혜택을 몰아준 것은 정책 취지와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물가 대책의 ‘만능열쇠’처럼 활용하는 할당관세도 점검이 요구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할당관세 적용 품목은 2020년 79개에서 2024년에 125개로 58% 넘게 늘었고, 특히 긴급할당관세가 같은 기간 2개에서 48개로 급증했다. 긴급할당관세는 가격 급등 등 돌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 수단이지만, 최근에는 상시 처방처럼 남발된다는 지적이 많다. 세수 지원액도 2020년 3742억원에서 2024년 1조4301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나 ‘세수 펑크’ 우려를 낳고 있다.

할당관세 적용 품목과 물량이 늘어났음에도 물가 안정 효과는 불투명하다. 기재부는 ‘2024년 할당관세 부과 실적 및 결과보고’에서 닭고기·설탕 등의 수입 가격 하락이 국내 물가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갑)에 따르면, 할당관세 적용으로 2024년 배추 한포기의 수입 가격은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은 2023년 4063원에서 2024년 4764원으로 오히려 17.3% 상승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올해 국감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로 ‘할당관세’를 꼽았다. 효과 검증과 정책 반영이 부족한 데다, 관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가 아닌 대기업 계열사와 수입업자에게 돌아간다는 비판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올 7월 식품 원료 할당관세 물량을 실제 사용기업에 우선 배정되도록 배정기준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기존 제도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평가다.

운영 과정의 불투명성도 논란거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열린 저율관세할당(TRQ)·할당관세 관련 농축산물무역정책심의회 22차례는 모두 서면으로 처리됐다. 마늘·생강·양파 증량처럼 중요한 안건도 근거 자료 없이 간략한 명세만 제출됐고, 심의는 평균 3.9일 만에 마무리됐다. 졸속 심의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이 교수는 “할당관세로 수입을 늘린다고 물가가 안정되는지는 의문”이라며 “기후위기 시대에는 가격 변동이 상시화할 수밖에 없는데, 단기 처방에 의존하면 농가의 생산기반만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농가소득 안정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산지나 도매시장보다 소비자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도시 소비단계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농식품 유통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며 “국내 농축산물의 80% 이상이 유통되는 수도권 대도시의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고, 온·오프라인 직거래를 지원할 물류와 판매 기반 시설 확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