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을 수술대로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9. 30
농업계의 비판, 국회의 질타, 감사원의 경고까지 이어졌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올 추석 대목 농축산물 할인지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장 농민들은 이 사업을 ‘양날의 칼’로 본다. 농산물 가격은 낮아야 한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오고, 가격이 반등해야 할 시점에도 소비자들이 이를 단순한 가격 상승으로 오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5월 단행된 1차 추경에서 농민들이 간절히 원했던 무기질비료 지원 등 생산비 보전 사업은 빠지고, 농축산물 할인지원과 공공배달앱 지원만 정부 추경안에 편성되자 농민단체들은 “유통업체만 배불리고 가격 착시만 불러오는 사업, 농민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라며 잇달아 비판 성명을 냈다.
국회도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어 지난 7월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할인 행사 어디에도 국가의 이름은 없고, 대형마트는 회원을 유지하며 물가 부담을 덜어주는 주체처럼 포장된다”며 “이 사업으로 지난해 6개 마트 회원 수가 5200만 명 늘었다. 집행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농식품부에 주문했다.
급기야 감사원도 지난 9월 18일 농식품부 정기감사에서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이 대형 유통업체 이익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통보했다.
봄에는 농가의 반발, 여름에는 국회의 질타, 가을에는 감사원의 개선 요구가 이어졌지만 농식품부는 여전히 ‘할인지원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감사원 결과가 통보된 지 열흘 뒤인 9월 28일, 서울의 한 대형 유통매장을 찾아 “농식품부는 유통업체들과 협업해 농축산물 할인지원을 추진해 국민 장바구니 부담 완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홍보전에 나섰다.
이제는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의 전면적인 점검과 개편이 불가피하다. 농가의 반발, 국회의 경고, 감사원의 지적에 답하지 못한다면 ‘농식품부=소비자부’라는 오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홍보’가 아니라 ‘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