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업인신문] “수확할 쪽파가 없다”… 잦은 비에 각종 병해 창궐
2025.10.24
운영자
조회수 : 1,429
* 쪽파 주산지로 유명세가 대단한 보성군 회천면은 올해 노균병, 잿빛곰팡이병 등 병해 발생으로 120ha 이상 피해가 발생해 농가들의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 21일 회천면 화죽리에서 누렇게 변한 쪽파밭에서 보성군농업기술센터 김홍석 회천면농업인상담소장이 재배농가 문충길 씨를 만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쪽파 주산지에 노균병·잿빛곰팡이병·잎끝마름병 확산

수차례 방제해도 속수무책…누렇게 변해 상품성 잃어

“병해도 농업재해 인정, 재해보험 상시 가입 등 개선 절실”



농업인신문 위계욱 기자 2025. 10. 24



“3일에 하루 꼴로 비가 내리더니 쪽파밭 전체가 누렇게 변했다. 40년 쪽파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올해 쪽파를 4만평 식재했지만 현재까지 출하한 면적은 겨우 400평이다. 버틸 재간이 없다.”

전국 쪽파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회천면 화죽리 들녘에서 만난 문충길 씨는 누렇게 변한 쪽파밭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농약방에서 효과가 좋다는 약을 수도없이 쳤지만 쪽파밭은 원망스럽게도 더 악화되고 있었다.

“작년에는 약을 한번도 치지 않고 출하했을 정도로 회천면은 쪽파 재배 적지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잦은 비에 습한 기온 탓인지 잎이 누렇게 변해지면서 급한 마음에 농약을 6회 이상 쳤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다.”문 씨는 쪽파를 살려보겠다는 욕심에 애꿎은 농약대만 수천만원 쌓였다.

문 씨는 “회천면은 봄에 감자 농사를 지어 밑전을 마련해 쪽파 농사를 짓는 고장으로, 반세기가 넘도록 쪽파 농사로 삶을 영위해 왔지만 올해는 회천면 일대 쪽파밭이 쑥대밭이 되면서 근심으로 가득한 농업인들로 넘친다” 면서 “생전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 이 고비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한숨밖에 안나온다” 고 말했다.

문 씨는 “언론에서는 쪽파밭에서 120ha 이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지만 행정기관에서 현황 파악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면서 “기껏 가입한 재해보험은 태풍 등 자연재해만 해당되고 병해로 인한 피해는 해당 사항이 안돼 큰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 농심만 타들어간다” 고 한탄했다.

회천면 봉강리에서 만난 청년농업인 변재승 씨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총 8만평의 쪽파를 식재했지만 올해 출하면적이 ‘0’ 이다. 변씨는 노균병, 잿빛곰팡이병, 잎끝마름병 등으로 누렇게 변한 쪽파 위쪽을 자른 뒤 뿌리만 남겨 키워보고 있지만 제대로 자랄 수 있을지 애만 태우고 있다.

변 씨는 “올 한해 쪽파 농사 짓겠다고 들어간 돈이 농약대만 8천만원이 넘고 쪽파대 2억 5천만원, 인건비 2억원, 농자재값 1억원 등 6억원이 넘지만 현재까지 소득이 전혀 없다” 면서 “갈아엎고 새로 식재한 쪽파나 출하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출하가 가능한 포전이 전혀 없어 속만 까맣게 타들어간다” 고 말했다.

변 씨는 “그간 빚내서 농사를 져 왔지만 이대로 가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으로, 회천면 전체 면적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쪽파 주산지가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 라며 “김장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쪽파가 출하되고 목돈을 마련해야 내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출하물량이 전혀 없으니 올해는 방법이 없다” 고 탄식했다.

특히 변 씨는 재해보험이 쪽파의 경우 연중 상시 재해보험 가입이 가능토록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변 씨는 “쪽파는 재해보험 가입 가능 지역이 한정돼 있고 가입 시기도 한시적인데다 이상기온에 따른 병해로 인한 피해 보상을 제외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만큼 즉각 개선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농가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미 땅속에 병원균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만큼 내년 쪽파 농사도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변 씨는 “현장을 찾은 전문가들도 병원균이 확산돼 있어 일조량이 충분치 않으면 올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면서 “대대로 쪽파 농사만 지어왔던 터라 타작물 재배도 녹록치 않고 내년 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만 앞선다” 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 현장기술지원팀은 최근 회천면 일대 현장을 방문해 원인 파악에 나선 결과 가을철 고온, 9월의 잦은 강우(18일)로 생육이 부진했고 작물이 연약한 상태에서 노균병, 잿빛곰팡이병 등이 확산됐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피해 원인 정밀 진단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에 쪽파 피해를 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