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2025 국감, 이것만은 꼭] 감축만 있고, 대책은 없는 타작물 전환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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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이것만은 꼭] (상) 감축만 있고, 대책은 없는 타작물 전환

수익성 제고·판로 확대 미흡…타작물 전환 중장기 대책 공백에 불신만


농식품부, 관련 예산 대폭 증액

현장 “쌀 면적 줄이기 치중” 지적

콩 과잉생산 징후에도 대응 안일

정책 일관성 떨어져 농가만 피해

수매가 현실화 등 해법 논의 시급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9. 28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0월14일부터 2025년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올해 국감은 새 정부의 농정 방향을 검증받는 첫 무대다. 농업·농촌 분야에서는 ▲쌀 감산에만 치우친 논 타작물 전환 ▲유통업체만 배불리는 농식품 물가 대책 ▲지속가능한 농정 비전 부재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농민신문’은 농해수위가 국감에서 다룰 만한 이슈를 세차례에 걸쳐 짚는다.

국감의 쟁점이 될 농정 현안의 중심에 논 타작물 전환 정책이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중요성이 커졌지만, 정부 정책은 여전히 단기적인 쌀 재배면적 감축 목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쌀 과잉을 막겠다며 논콩 재배를 늘렸지만, 판로나 수익성 같은 중장기 대책이 빠진 탓에 콩 과잉이라는 풍선효과가 불거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타작물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 예산은 2025년 2440억원에서 2026년 4196억원으로 72% 확대 편성했고, 밀·콩 등 소비 기반 강화 예산도 533억원에서 564억원으로 증액했다.

특히 올해 과잉생산으로 논란이 있었던 콩은 비축 물량을 3만t(1532억원)에서 2026년 6만t(315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런 대책이 면적 감축이라는 단기 목표에 치중했을 뿐, 수익성 제고나 판로 확대 같은 근본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장은 “2023년 논콩 과잉생산 징후가 드러났을 때는 전작(轉作) 유도 속도를 늦추고 부작용을 관찰했어야 했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직불금과 수매가격만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해 결국 쌀도 남고, 콩도 남는 악순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국산 콩 재고량은 2022년 2만2000t에서 2023년 4만9000t으로 12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콩 재고에서 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44.5%에서 72.8%로 급증했다. 지난해 국산 콩 재고량은 6만t에 달해 전체 재고(8만2000t)의 73.1%를 차지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한 콩 재배농가는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새만금 간척지에 대규모 생산단지를 조성해 생산량이 2000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중장기 목표 없이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는 정부 태도는 농가의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정왕용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대외협력부회장은 “올해초에는 벼를 줄이고 타작물로 전환하라더니, 몇달 지나지 않아 콩 재배면적을 줄이겠다며 수매량 축소까지 언급해 농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농가가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정부가 시장을 흔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2023년 본격화한 가루쌀(분질미) 지원사업은 아직 과자·부침가루 등 상품을 발굴하는 초기 단계인데, 언제까지 사업이 유지될지도 불투명하다”며 “정책이 바뀔 때마다 농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현장에선 반드시 중장기 해법이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국산 콩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 회장은 “국산 콩의 수매가를 무조건 높일 것이 아니라 직불금 인상분과 연계해 농가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현실화해야 한다”며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반 시설문제도 거론된다. 정 부회장은 “조사료 직불금을 아무리 올려도 배수 개선사업이 뒤따르지 않으면 농가가 참여하기 어렵다”며 “현재 배수로는 수도작에 맞춰 얕게 설계돼 있어 조사료 재배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산에만 치중하는 정책의 한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세욱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가루쌀·논콩 모두 생산에만 집중해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서 민간 업체의 수요가 적은 것이 핵심”이라며 “시장규모를 확대해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콩의 상당수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제품이다 보니 비유전자변형(Non-GMO)임을 내세워 수요를 창출하는 국내 업체들이 있다”며 “일본 농림수산성은 제분업체에 저리 융자를 지원하고 가루쌀을 글루텐 프리 고급제품으로 홍보하며 시장을 키우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