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경남 함양군 함양읍에서 정효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파속채소연구소 연구사(맨 왼쪽)가 새로 정립한 양파 노지육묘 기술을 활용해 키운 양파 모종을 선보이고 있다.
* 농진청 직원들이 ‘육묘트레이 진압기’를 시연하고 있다.
대량소독기술·길항미생물 활용
모종, 토양전염병 방제 효과 커
두둑정지기·트레이 진압기 개발
노동력·생산비용 절감 기대
파풍망 설치해 종자 유실 막아
농민신문 함양=정성환 기자 2025. 10. 24
21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용평리의 한 양파 육묘장. ‘육묘트레이 진압기’가 움직이자 울퉁불퉁한 두둑 위에 놓여 있던 육묘트레이들이 상토에 딱 맞춰 평평하게 놓였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시든 자국 없이 균일하고 깨끗한 양파 모종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 자리는 농촌진흥청과 함양군이 개최한 ‘양파 기계정식용 노지육묘 현장설명회’다. 이 지역 양파농가인 이홍주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부회장의 농지에 농진청 연구진이 실증포를 조성했다.
농진청은 양파 재배 기계화율을 올리고자 시설하우스에서 벤치육묘(시설하우스에서 육묘트레이를 토양과 띄워 재배하는 방식)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661㎡(200평)당 3300만∼3600만원의 시설비가 들어 농가 보급이 더뎠다. 농진청이 같은 면적 기준 시설육묘보다 90%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양파 모종을 기를 수 있는 노지육묘 체계를 개발한 배경이다.
설명회에선 노지육묘 기술 ‘3종 세트’가 소개됐다. 현장엔 서효원 농진청 차장,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남종우 양파생산자협회장, 김재형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노지에서 양파 모종을 기르면 70% 이상 토양전염병이 발생한다. 정효진 원예원 파속채소연구소 연구사는 “토양전염병을 해결하고자 2023년 고온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이용한 육묘트레이 대량 소독기술을 개발했고, 2024년엔 양파 시듦병 방제용 길항미생물을 특허 출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9월14일 이곳 실증포(1983㎡·600평)에 두 기술을 접목해 파종한 결과 토양전염병에 걸린 모종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장비에도 관심이 쏠렸다. 노재승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흙과 트레이 사이 틈이 생기면 뿌리가 자라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둑정지기와 육묘트레이 진압기를 올해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두둑정지기는 견인형 소형 로터리와 평탄판을 장착한 장치로, 두둑에서 로터리 작업과 일부 균평 작업을 할 수 있다. 진압기는 육묘트레이를 눌러 상토와 육묘트레이 사이 틈을 제거해 모종 뿌리가 토양에 잘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노 연구사는 “사람이 땅을 갈고 트레이를 발로 밟으면 10a당 4시간이 걸리지만 두 장비를 함께 쓰면 1시간여 만에 작업이 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계 도입 비용은 두둑정지기 한대당 190만원, 진압기는 90만원으로 두 기계를 모두 사용할 때 노동력은 70%, 생산비는 20%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강풍·비를 막는 피복자재 효과도 검증했다. 정 연구사는 “파종 20일차까지 파풍망을 설치하면 뿌리가 토양에 닿기 전 트레이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트레이 위에 부직포 등을 씌우면 강우로 인한 종자 유실도 예방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661㎡ 기준 피복자재 가격도 1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방제·편의장비·피복자재 등 세가지 기술을 적용해 모종을 노지에서 키우는 비용은 661㎡당 330만원으로, 동일한 규모인 육묘 온실(3300만∼3600만원)의 9∼10%라는 게 농진청 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일반 방식으로 양파를 노지육묘 하면 비가 올 때 양파 종자 20∼30%가 유실됐는데, 농진청의 파풍망을 설치했더니 유실 현상이 사라졌다”고 호평했다.
서 차장은 “양파 재배 과정에서 유독 낮은 아주심기(정식) 기계화율(22.7%)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균일하고 충실한 양파 모종이 필요하다”며 “양파 노지육묘 기술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육묘 매뉴얼이 현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