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시장 내 중도매인 점포(좌)와 비가림시설이 확장된 시장도매인제시장의 모습.
“영업공간 협소문제 해결해야”
수차례 시설 개선·보수 요청
서울시·농식품공사 외면하다
50:50 매칭사업으로 추진 밝혀
도매법인평가제로 퇴출 불안
시설투자 현실적으로 어려워
“시장도매인제만 챙겨” 불만도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5. 10. 24
“중도매인 점포의 비가림시설 확장을 수차례 요구했는데, 비용의 50%를 부담하라고 한다. 시장 개설자가 유통시설에 대한 개선과 보수를 책임져야지 왜 세입자에게 부담시키나?”
강서농산물도매시장 경매제 유통인들의 하소연이다. 강서청과(주) 및 서부청과(주) 임직원들과 중도매인조합장들이 지난 17일 서울시청 농수산유통과를 방문했다. 경매제시장 중도매인 점포 앞의 비가림시설 확장을 비롯한 시설개선 요구를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외면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이번 방문에 대해 윤을진 강서청과 기획관리팀 이사는 “정부가 농민과 소비자들을 위해 개설한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시설의 경우 유통주체들이 농산물을 유통함에 있어 품질을 온전히 보전해 원활히 유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개설자는 시장의 유통시설에 대한 개선 및 보수의 책임이 있고, 필수시설이든 부수시설이든 시장 내 모든 시설에 대해 개설자가 설치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을진 이사는 “경매제시장의 중도매인 앞 비가림시설은 눈과 비를 맞지 않게 가리기 위한 기능인데,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확장해줄 것을 수차례 공사에 요구했지만 거절을 당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공사가 시설개선 등에 대한 요청을 외면하자 강서시장 경매제 유통인들이 연대서명을 받아서 지난 7월 7일 개설자인 서울시에 비가림시설 확장 등을 요청한 바 있다. 공사의 ‘강서시장 물류시설 확충사업(비가림시설) 의향조사’에 대한 강서시장 중도매인조합과 도매법인의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강서시장 경매제 유통인들은 “공사가 공정하고 균형 잡힌 행정력을 보여줌으로써 강서시장 유통인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강서시장 발전의 동반자로 상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경매제 유통인은 혼연일체가 돼 관철될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또, 개설자는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경매제 구역의 물류시설을 확충할 의무가 있고, 개설자 100% 부담으로 경매동 비가림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도 7월 9일 ‘불가하다’는 답변을 경매제 유통인들에게 보내왔다. 사업비 확보의 재정적 어려움, 일시공사 시 시장 혼잡도 증가 등의 사유로 도매시장법인의 참여를 조건으로 순차적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였다. 또, 비가림시설을 교체하거나 연장하는 비용에 대해 공사 50%, 도매법인 50%의 매칭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강서시장 경매제 유통인들이 서울시 입장을 반박하는 의견을 전달코자 8월 28일 면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이날 서울시청을 방문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형준 강서청과 채소부 중도매인조합장은 “급한 것이 많지만 우선 시급한 것이 비가림시설”이라면서 “영업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현실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복만 서부청과 과일부 중도매인조합장 또한 “매장의 공간이 한정돼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는 감당하기 어려운데 공사에 건의해도 아랑곳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강서시장의 경우 동일한 장소에서 채소와 과일을 경매한다. 채소경매가 늦어지면 과일경매도 늦어지면서 경매장 내부가 혼잡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낙찰 받은 물건이라도 중도매인 점포 앞이나 물건의 상·하차를 위해 설치해놓은 도크 쪽으로 옮길 필요가 있는데, 기존 공간만으로는 너무 협소하다는 게 경매제 유통인들의 설명이다. 오정식 서부청과 영업추진팀장은 “현실적으로 점포를 늘릴 수가 없으니까 중도매인 점포 앞의 도크를 늘려주고, 우천 시나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게 비가림시설을 확장하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도 “비가림시설을 확장하는 비용을 도매법인이 (50%를) 부담하라는데, 집주인이 고치고 세를 받아야지 왜 세입자가 고치느냐”고 하소연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도매법인을 평가해 퇴출시키겠다는 상황이라서 허가기간을 보장받을 수 없는데, 도매법인이 어떻게 투자할 수 있냐”고 덧붙였다.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은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가 병존하는 시장이다. 그런데, 공사가 시장도매인제에만 유통시설을 보완 또는 추가를 해주면서 경매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경매제 유통인들의 목소리다. 경매제시장은 농산물 유통활성화를 위한 시설확충이 거의 없었지만, 시장도매인제시장은 저온창고 설치, 신규 점포 및 창고 확충, 비가림시설 및 도크 확장 등을 지원해왔다는 것이다. 오정식 팀장은 “경매장 지붕이 군데군데 뚫려서 비가 폭포 떨어지듯 새고, 비가 오면 그 인근을 사용하지 못하니까 출하된 물건 적재할 곳조차 부족하다”면서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개설자 쪽에서 인프라를 공통적으로 투자하거나 갖춰줘야 하는데, 경매제시장에는 20년 동안 해준 게 없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구경모 서울시청 농수산유통과 주무관은 “수차례 민원을 통해 우리 쪽에 주장한 내용이고, 곧바로 시행이 되지 않는 이유도 답변을 했었다”면서 “섭섭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담당자로서 말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인 것을 이해를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