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4일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흥진 기자
지역별 RPC 빈익빈 부익부
수매가 격차 ‘쌀값 불균형’ 초래
샤인머스켓 가격 폭락대책 시급
적자 지역 농축협 증가도 추궁
강 회장 “수도작 농가 지원 주력”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10. 24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농산물 가격 지지와 농가 소득 보장 등 농협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역 농축협과 농협유통의 적자 구조 해소, 농작물재해보험 현실화 요구도 이어지며, 의원들은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 벼·샤인머스켓 적정 가격 대책 마련 촉구
전국 벼 재배 농가에 대한 균형 있는 수매가격 보장과 포도 가격 폭락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충북 증평·진천·음성) 의원은 “쌀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정작 농민들이 받는 건 쌀값이 아니라 벼값”이라며 “벼 한 번 팔고 1년을 사는 농민들 입장에서 ‘쌀값 폭등’ 보도를 볼 때마다 속이 터진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지역별 RPC(미곡종합처리장) 수매가격 격차가 심각하다. 조곡 40㎏ 기준 최대 1만9000원까지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 7만3000원, 경북 5만5000원 수준이고, 같은 품종이라도 여주는 8만5000원인데 인근 진천은 6만1000원이다. 차로 20분 거리에서 2만원 이상 차이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이익이 나는 RPC는 매입 여력이 커져 선순환이 반복되지만, 적자 RPC는 매입 여력이 줄어 손실이 커지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며 “시설 부족과 저온저장고 확보 격차 등 지역별 인프라 차이가 쌀값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도 “전국 지자체·지방의회에서 금년산 수매가, 비축미 선지급금 등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앙회가 조기에 조정에 나서 전국 농민들이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쌀값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농업의 60%가 수도작인 만큼 농민 생계에는 절대적 문제”라며 “농협은 지난해 1000억 원을 투입해 쌀값 지지에 나섰고, 올해는 벼 매입자금 3조 원을 확대했다. 지역별 RPC와 협력해 수매가격 격차 완화와 수도작 농가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포도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샤인머스켓 농가 대책도 제기됐다.
이만희 국민의힘(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직접 하나로유통 신도림점에서 구매한 샤인머스켓을 들어 보이며 “2㎏짜리 한 상자 소비자가격이 9900원이었지만, 생산자는 6000원도 받지 못한다”며 “농협이 현장을 돌며 농민의 어려움을 직접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샤인머스켓은 한때 ‘포도의 에르메스’라 불릴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며, 우리나라 포도 수출 중 78%를 차지했다”며 “재배면적 급증으로 가격이 하락한 만큼 유통망을 활용한 특판과 소비 촉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는 “재배면적 급증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져 안타깝다”며 “지속적인 소비 촉진 활동으로 판매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지속되는 적자 문제
이만희 의원은 농축협과 농협유통 등 농협경제지주의 지속적 적자 구조도 지적했다.
그는 “지역 농축협이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지난 5년간 적자를 기록한 농축협이 76곳으로 늘었고, 무이자 자금 지원을 제외하면 전체의 약 14%가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협경제지주가 2024년 기준 833억원 적자를 냈고, 대부분이 유통 부문에서 발생했다”며 “2021년 4개 유통회사 통합으로 효율화를 목표로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통합 전에는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각각 흑자를 냈지만, 이후 합산 적자가 800억원가량에 달한다. 통합의 취지를 살릴 구조 개선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박서홍 농업경제대표는 “지적을 잘 알고 있으며, 유통부문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 농가 외면 받는 농작물재해보험 문제
농협손해보험이 운영하는 농작물재해보험이 오히려 피해 농민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지난해 벼멸구 피해 지역 손해율이 300%를 넘었는데, 올해 해당 농가 보험료가 최대 50% 할증됐다”며 “올해는 깨씨무늬병 등 새로운 병해까지 겹쳤지만, 높은 보험료로 재가입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금 산정이 직전 5개년 평균수확량 기준이라 재해 연도가 포함되면 평균이 낮아져 실제보다 보상금이 줄어드는 문제가 반복된다”며 “농민 과실이 아닌 자연재해 피해가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불공정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강 회장은 “손해보험 대표에게 같은 내용의 개선을 지시했다”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재해보험 구조를 보완하고, 농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