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의 국정감사에서 강호동 회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소명기회 주겠다” 잇단 추궁에
강 회장 “수사 과정서 밝히겠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10. 24
선거 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본보 10월 21일자 4면 참조>이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강 회장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적극 소명하겠다고 했지만, 의원들은 “소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제보 내용과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의혹을 부각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4일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감사에선 강 회장의 뇌물수수 의혹은 물론, 농축협 조합장 선거와 내부 감사 체계 부실 등 농협 조직 전반의 도덕성과 책임성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아울러 의원들은 쌀 등 농산물 가격 지지와 지역 농축협 및 농협 유통 적자 해소, 판매 활성화 등 본연의 기능을 강화할 실질적 대책을 촉구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강 회장이 농협유통 경비·미화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지난해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두 차례, 총 1억원을 받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며 “의원실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해당 업체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선 이후 강 회장이 별다른 답이 없자 ‘저는 더 잃을 게 없습니다. 회장님은 지킬 게 많죠’라는 문자를 보냈고, 이후 공교롭게도 해당 용역 입찰공고가 취소됐으며 이 업체가 경비·미화 용역 5건을 수주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는 “당일 입찰에 80개 업체가 몰려 심사가 어려워 취소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임 의원은 “그렇다면 재공고를 내거나 현장 미참여 업체를 제외하는 것이 통상 절차인데 재공고 없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임 의원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국민께 직접 설명할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요구했으나, 강 회장은 “경찰 수사 중인 사안으로 그 과정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전종덕 진보당(비례) 의원도 “제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인근 벤츠 차량 안에서 5000만원, 같은 해 말 서울역 인근에서 다시 5000만원 등 총 1억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실제 수수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유통업체 대표가 ‘강호동 회장에게 돈을 줬다’고 말하자, 제3자가 ‘강호동 회장이 연락할 것이라 했다’고 답한 녹취가 있고, 호텔에서 직접 만났다는 진술도 있다. 이후 나라장터 공고가 취소된 점까지 감안하면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장 취임 이후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말이 돌며 선거 때 도왔던 인사들의 복귀 지적이 많다. 자산 700조원이 넘는 거대 조직이 비리·보은 인사 논란으로 얼룩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조합장 금품선거 질타···허술한 자체 감사 도마
농협 내부 감사체계와 조합장 선거의 금품선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조경태 국민의힘(부산 사하을) 의원은 “농협 비위 적발 중 자체 감사 비율은 5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외부 제보나 우연히 드러났다. 상시·디지털 감사 시스템이 무너졌고, 행정상 비위 금액 545억원 중 229억원은 회수조차 못 했다. 피해는 농민·조합원에게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 차례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4078명 중 2389명이 기소됐고, 실제 800여명이 처벌됐다. 특히 금품선거 입건자가 1500여 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며 “조합장 선거가 정책과 비전이 아닌 ‘돈선거’가 됐다. 2022년 7월 선거관리 전담기구를 발족해 공정선거를 천명했지만, 결과적으로 2023년 선거는 역대 최악의 금품선거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회장은 “조합장 선거 관련 사회적 물의에 공감하며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종합국감 전까지 개선방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