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식품저널] [여름배추 생산ㆍ유통 현장] ② 온난화 대응 여름배추 안정생산 신기술 적용 현장
202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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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고랭지 신작형 배추 시범재배 포전
* 김명수 농촌진흥청 국립원에특작과학원장
* 썸머탑 품종의 고온 경감 재배와 관행 재배 결과 비교




여름배추 안정적 생산으로 새로운 대안 모색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 중요성 부각

고온 관수 시스템, 설치 비용 들지만 경제성 있어



식품저널 나명옥 기자 2025. 9. 12



우리가 식탁에서 사시사철 맛있는 김치를 즐길 수 있는 건 과연 누구의 덕분일까? 때로는 배추 가격이 비싸다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이 숨어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출입 기자단은 여름배추의 심장부인 강원도 강릉 안반데기로 향했다. 뜨거운 여름, 해발 1100m 고랭지 밭에서 펼쳐지는 배추 생산 현장은 그야말로 치열한 전쟁터였다. 가뭄 속에서도 땅에서 땀 흘려 배추를 재배하며, 수확한 배추를 신선하게 유통하기까지. 우리가 마주한 현장에는 단순히 배추가 아닌, 농업인들의 삶과 열정이 담겨 있었다. 이제 그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땀으로 일군 녹색 밭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② 온난화 대응 여름배추 안정생산 신기술 적용 현장


# 기후변화에 맞선 여름배추, ‘준고랭지 신작형’으로 희망을 싹 틔우다

강원도 평창의 한적한 준고랭지 배추밭. 가을장마가 시작되려는지 며칠째 흐린 하늘 아래, 뜨거운 햇볕이 쏟아져 내렸다.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합니다. 며칠 전만 해도 엄청 더웠는데, 이렇게 또 비가 오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위승환 연구사가 마이크를 잡고 말을 이었다.

이곳은 원예특작과학원이 개발한 ‘준고랭지 신작형 종합기술’의 시범재배 현장이다. 추석을 앞두고 가격 폭등이 예상되는 여름배추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현장 평가회에는 농업인, 농식품부, 농진청, 농협 관계자 그리고 농식품산업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이 모였다. 한 시간가량의 평가회 후 밭 뒤편 천막에는 갓 수확한 배추로 담근 김치 시식회가 준비돼 있었다.



# 과학과 기술로 이겨내는 농업의 난제

현장 평가회는 농업이 과학이고 기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이상기상의 뉴노멀(New Nmal) 시대에 배추가 우리 국민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두 아실 겁니다.”
환영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기후변화가 가져온 농업의 난제들을 짚으며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정부에서도 여름철 배추 가격 폭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원예특작과학원은 세 가지 축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봄배추의 저장기술(MA, CA)을 활용, 비축량을 확보하는 방안. 둘째, 오늘 현장인 준고랭지 지역에 고온 관리 기술을 투입, 재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 셋째, 기존 고랭지 지역의 병해충 관리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이다.

김 원장은 여러 기관과 연구자, 현장에서 함께하는 농업인들의 협력에 감사를 표하며, “아무쪼록 이 기술이 잘 소개되고, 냉철한 평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기후변화 대응 ‘준고랭지 신작형’ 기술 개발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농진청 원에특작과학원 위승환 연구사는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를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2022년 배추 한 포기 가격이 9800원까지 치솟았던 현실을 언급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면적 감소와 상품률 하락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랭지보다 한 달 이른 7월부터 배추를 심어 추석 배추를 생산하는 ‘준고랭지 신작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고온 경감 기술이었다. 위 연구사는 △고온에 강한 ‘하라듀’ 품종 개발 △평균 4~6℃의 지표면 온도를 낮춰주는 저온성 필름 활용 △물 입자를 가늘게 만들어 뜨거운 한낮에도 물을 뿌릴 수 있는 미세 살수 스프링클러 도입을 핵심 기술로 꼽았다.

위 연구사는 특히 미세 살수 스프링클러에 대해 “일반적으로 한낮에 물을 주면 배추가 녹아버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기술은 입자가 매우 가늘어 일소 현상(잎이 타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세 살수 시스템에 ‘글루탐산’을 미량 혼합해 뿌려주면 배추의 광합성을 증진시키고, 고온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 후 취재진과 농업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하라듀’ 품종의 형태와 ‘미원’ 활용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 기자가 배추 단면을 보고 “양배추처럼 생겼고, 잎이 꼬불꼬불해 김치를 담그기 불편해 보인다”고 말하자,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옥현충 채소기초기반과장은 “고온에 강한 형질만을 목적으로 선발한 초기 품종이라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계속해서 상품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한민국김치협회에서 ‘배추만 있다면 가공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고온 관수 시스템 설치 비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위 연구사는 “비용이 들지만, 수확 후 판매 시 소득이 10a당 420만원 더 발생해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며, “노동 시간도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참가자들은 배추밭으로 직접 들어가 배추를 만져보고, 잘라보고, 사진을 찍으며 기술의 성과를 직접 확인했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놓인 우리 농업. 원예특작과학원의 ‘준고랭지 신작형 종합기술’은 농업인들의 땀과 기술자들의 열정이 만나 탄생한 희망의 씨앗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지만,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 식탁의 안정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