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40%·지방비 60%로 추진 불구
경남·충남은 30% 분담 거부하고
상당수 광역지자체들 ‘비율 축소’
군 재정 부담 커지고 참여도 제약
추가 예산 통한 국비 상향 요구
용혜인 의원도 ‘비중 확대’ 제안
한국농어민신문 고성 기자 2025. 9. 30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지방비 30% 분담을 거부하거나 축소하는 광역지자체가 늘면서 군의 재정 부담과 참여 제약이 커지고 있어 예산 확대를 통한 국비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정부는 9월 29일부터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 이달 13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전국 10개 시도 69개 인구감소 지역(군)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2년간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씩 지역 화폐로 지급하는 내용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사업 예산으로 약 1700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재원은 국비 40%, 지방비 60%로 구성되며, 지방비는 광역지자체(시도)와 군이 각각 30%씩 부담하는 5대 5 구조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방비 분담을 거부하는 광역지자체가 경남에 이어 충남 등 2곳으로 늘었고, 나머지 8개 시도 중에서도 도비 분담률을 축소 조정한 지자체들이 상당수다. 30% 분담률을 18%로 줄인 곳은 경북·전북·충북이며, 전남은 24%로 낮췄다. 강원도 역시 지방비 분담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광역지자체에 속한 군이 60곳이 넘고 있어 군별 재정 추가 부담이 6~12%, 도비 지원이 안 되는 군은 재정 확보 여력이 2배(60%) 이상 필요한 상황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의 경우 사업 참여 등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관계자는 “시범사업이 급작스럽게 추진된 측면이 있는 데다 한정된 국비 예산 때문에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나 지방비 분담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범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국비 지원을 확대해 지방비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그럼에도, 물론 참여 의지가 강한 지자체도 있다. 자체 재정을 보태 15만원 이상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곳도 있어 준비 정도와 재정 여력 등에 따라 지역 간 편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공모 선정 결과 이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광역지자체의 참여 저조를 두고 일부에선 책임론 공방도 일고 있다. 공모 신청을 희망하는 기초지자체는 광역지자체의 최소 30% 분담을, 중앙정부의 국비 비중 상향을 각각 촉구하며, 시범사업 공모계획 자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의 재정 수용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사업 설계라는 지적은 지자체에 이어 국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9월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계획에 대해 “규모와 내용, 방식 모두에서 낙제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용 의원은 △전체 농어촌 인구 대비 2%에 불과한 지나치게 작은 규모 △국비 40% 제외 도·군간 재정 분담 책임 떠넘기기 △소멸지역 약자 간의 과도한 유치 경쟁 등을 문제로 꼽으며, 예산 절감을 이유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시범사업 확대 실시를 요구하며, △농식품부·행안부 공동사업화 △국비 비중 확대 △농어촌기본소득법 즉각 제정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농식품부와 행안부 공동사업화 부분은 행안부 소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시범사업 예산을 확보해 보겠다는 구상으로, 의원실 관계자는 “행안부가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정부여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를 포함해 국회 심의 단계에서 예산 증액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비 비중 상향 요구 등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회 단계의 예산 증액 여부에 따라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