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농어촌기본소득, 농협 매장 사용 제한 없어야”
2025.10.02
운영자
조회수 : 1,567




내년부터 2년간 시범사업 시행

지역상품권 현행 지침 적용 땐

대다수 농협 매장서 사용 못해

농촌 상권·교통 현실 고려 절실



농민신문 이재효 기자 2025. 10. 1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로 꼽히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동을 걸었다. 농업계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사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농협 경제사업장 등을 농어촌기본소득 사용처에 넣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29일부터 10월13일까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지방자치단체를 신청받고 있다. 이를 통해 6곳 내외의 지자체를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해당 지역주민에게 내년부터 2년간 1인당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지역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시절 추진한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을 모델로 한다. 경기 연천군 청산면이 대상지로 선정돼 2022년 4월부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농업계는 정부 시범사업에 청산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면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지킨 지역주민의 기본적인 생활 유지를 돕는다는 정책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산면에서 지급되는 지역상품권의 경우 연 매출이 12억원을 넘는 점포는 사용처에서 제외된다. 정부의 내년 시범사업에 이러한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농자재나 유류 등을 판매하는 농협 경제사업장에선 지역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어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용처는 현행 행정안전부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사업 종합지침’을 바탕으로 지자체와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지역상품권 사용은 연 매출이 30억원 이하인 사업장으로 제한하는 대신, 인구감소와 상권 쇠퇴 등으로 소비 여건이 열악한 읍·면 단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현행 지침이 적용될 경우 대다수 농협의 농자재·유류 판매장은 지역상품권 가맹점에 등록할 수 없다. 추가적인 사용처 확대가 없으면 기본소득으로 지급되는 지역상품권의 활용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 추진에 앞서 생활여건이 열악한 농촌의 실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지태 한국농축산연합회 정책부총장은 “면 단위 농촌에는 소매점이 부족하고 상권이 형성된 읍내로 향하는 교통수단도 갖춰지지 않아 농협 경제사업장을 제외하면 마땅한 자재·유류 구입처를 찾기 어렵다”며 “농촌 주민들이 농어촌기본소득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부와 지자체간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어촌기본소득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제도를 준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농민수당은 농어촌기본소득처럼 농업의 공익적 기능 창출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한다. 지역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는 농민수당은 이러한 정책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일반 지역상품권과 달리 사용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농어촌기본소득이 도입 취지대로 소멸 위기에 빠진 농촌의 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사용 지역이나 업종을 정하는 데 여러 고려가 필요하다”며 “농어촌기본소득과 비슷한 농민수당은 일반 지역상품권보다 제한을 완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